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가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로 열렸다. 같은 시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박 대통령 퇴진과 조기탄핵을 요구하는 13차 주말 촛불집회가 예정돼 있어 양 측간 우발적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이 주축인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는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문 앞에서 박 대통령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영하로 떨어진 날씨에 눈까지 내렸지만 많은 시민이 태극기를 들고 참여해 대한문 일대를 점령하다시피 했다. 집회 관계자가 오후 3시40분께 “이 자리에 150만명이 모였다”고 밝히자 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성을 터뜨렸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태극기와 함께 ‘군대여 일어나라’ ’계엄령을 선포하라’ ‘대한민국 지켜내자’ 등의 피켓을 들며 현 탄핵 정국에 대한 강한 반감을 내비쳤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김미자(57)씨는 “국민들이 뽑은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나왔다”며 “일부 세력의 일방적인 목소리에 헌재가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집회 장소 한 편에 마련된 ‘대통령께 러브레터 보내기’ 부스에서는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연이어 박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기도 했다. 이기수(42)씨는 “태블릿 PC 등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증거들을 가지고 여론 재판으로 탄핵이 이뤄지고 있다”며 “아직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박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후 3시 본 집회를 하고서 플라자호텔, 한국은행, 숭례문, 중앙일보 사옥을 거쳐 대한문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도 같은 시각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박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이 집회에 참여한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이날 법원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에 대해 “대한민국을 적대하는 세력을 블랙리스트로 만든 게 왜 잘못이냐”며 “김기춘과 조윤선을 왜 구속하느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는 “박영수 특검이 5.000만 국민 가운데 친북좌익을 빼고 다 구속하려 하고 있다”면서 “특검은 우리를 먼저 구속하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서울시청과 광화문광장 등 도심 일대에 1만5,500명의 경력을 투입했다. 또 차벽을 세워 박 대통령 탄핵 찬·반 진영을 분리하는 등 혹시 모를 충돌을 사전에 막는다는 방침이다.
/이두형기자 mcdj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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