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예권(28·가명)씨는 친구들과 집에서 파티를 열기로 하면서 고민에 빠졌다. 요리는 잘 하지 못하지만 평소 맛보지 못한 음식으로 파티 분위기를 실컷 내고 싶기 때문이다. 김 씨의 고민을 해결해준 건 최근 푸드테크 업계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요리법 배달서비스’. 두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재료와 소스를 요리법과 함께 배달돼 이용자가 직접 요리를 할 수 있다. 김 씨는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레시피 배달서비스 ‘배민쿡’을 통해 한때 인스타그램에서 화제를 모은 ‘미트볼 에그인 헬’을 직접 만들 수 있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으로 배달음식 시장을 장악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올해 24분기 내 레시피 배달서비스 ‘배민쿡’을 앱으로 선보이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이를 위해 카카오 출신 민금채 수석을, 쉐라톤그랜드인천 등 일류호텔 주방장 출신 김용복 셰프를 영입해 2년여간 준비했다.
민 수석과 김 셰프는 최근 서울 잠실의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배민쿡은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하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서비스”라며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배달의민족과는 다른 고객층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로 시범 운영 결과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해당 서비스는 지난해 5월 사내 직원을 대상으로 시작해 12월 웹페이지를 만들어 외부에 시범 공개했다. 매주 2개 메뉴 중 하나를 골라 토요일 새벽 재료와 요리법을 배달받는 방식이다.
앞서 미국에서는 ‘블루애프런’이 유사 서비스로 기업 가치가 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 받은 바 있다.
배민쿡이 한달여 가량 외부에 시범운영한 결과 이용자의 성비는 6(여성):4(남성)로 집계됐다.
민 수석은 “서비스를 기획할 때는 30~40대 맞벌이 여성을 대상으로 했는데 생각보다 남성 이용자의 비중이 높았다”며 “남편 혹은 남자친구가 여성을 위해 특별한 한 끼를 해주는 차원에서 실제로 남성이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집에서 평소 접하기 어려운 요리면서 동시에 요리법이 12단계 이상 넘지 않는 요리를 선정하도록 회사가 신경 쓰는 이유다. 김 셰프는 “이용자들이 요리하고 먹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주는 것도 메뉴 선정의 큰 기준”이라며 “대하튀김 우동의 경우 물고기 모양의 우동을 재료로 제공하면서 요리의 재미를 배가 되게 했다”고 덧붙였다.
수익 모델은 이용자들로부터 매주 받는 2~3만원 대의 이용 요금를 기반으로 한다. 날씨, 전염병 등 예상치 못한 변수로 재료비가 늘어나는 건 회사의 부담이다.
고급 레스토랑, 식자재 기업과 제휴하는 등 다양한 수익모델로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MCN(다중채널네트워크) 업체와 손잡고 ‘쿡방(요리 과정을 보여주는 방송)’으로도 진출 가능하다.
민 수석과 김 셰프는 “곧 모바일 앱이 출시되면 주문이 더 쉬워져 이용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를 통해 4명의 셰프들이 만든 음식이 많은 가정에서 요리돼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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