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관련 펀드가 트럼프노믹스 등 글로벌 이슈에도 부침 없는 꾸준한 수익률를 올리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나례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개방정책이 가시적인 효과를 거둘 것이란 기대감에 들쑥날쑥하는 여타 신흥국과 비교해 안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인도는 외국인 투자개장에 이어 화폐개혁 등 중장기적인 경제개혁 정책을 잇따라 추진하며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추월하고 있다.
5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인도 펀드는 최근 1년 간 1.49%, 5년 간 44.11%의 수익률을 올렸다. 최근 1년 동안 77%나 수익률이 치솟았지만 5년 수익률은 -36%로 떨어지는 러시아, 3·5년 수익률이 -9.14%, -7.39%인 동유럽 등에 비하면 안정적인 성과를 유지하고 있다. H지수 급락의 충격을 서서히 극복해가고 있는 중국과 비교해도 높은 수익률이다.
이 같은 성과는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3개월 간 601억원, 1년 간 686억원, 2년 동안 1,400억원이 인도 펀드로 유입됐다. 지난 1년 동안 브릭스 펀드에서 2,424억원이, 일본 펀드에서 4,159억원이 빠져나가는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자금 유출이 일어났음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인도펀드의 안정적인 수익률은 기포 경제체력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HSBC는 지난달 올해 최고의 투자처로 인도를 지목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성장률과 점차 축소되고 있는 재정·경상수지 적자, 탄탄한 외환보유고 등이 근거다. 인도는 연 6~7%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25세 이하 비중이 50%가 넘는 13억 인구를 노동력이자 내수 시장으로 보유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메이드 인 인디아(Made in India)’를 기치로 한 외국인 투자유치와 인프라 확충, 경제개혁 등을 부르짖으며 ‘모디노믹스’를 현실화시키고 있다. 물론 개혁으로 인한 진통이 없지는 않다. 지난해 11월 갑작스럽게 단행한 화폐개혁은 여전히 인도 증시와 경제성장률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달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인도의 2016년(3월 회계기준) 경제성장률을 기존 7.6%에서 6.6%로 대폭 낮췄다. 인도 펀드의 3개월 수익률도 현재 -3.5%로 다소 부진하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박승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불법 자금이 도피할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해 갑작스런 화폐개혁이 진행된 것”이라며 “현금 거래 비중이 높은 인도 경제에 단기적인 부담을 주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정부의 재정적자를 줄여 국내 투자 여력을 높이고, 통화정책의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IMF는 2017년, 2018년 인도의 경제성장률이 다시 7.2%, 7.7%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호무역주의, 미국중심주의를 내세우며 중국과 각을 세우는 사이 인도와의 협력 관계는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모디 총리와 통화하며 “미국과 인도는 진정한 친구이자 파트너”임을 재확인한 바 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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