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 환율조작의 주범이 한국과 대만, 싱가포르 등이라고 못 박았다. FT는 이들 국가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특정 제조업 분야에서 강점을 갖는 만큼 미세한 환율 조정만으로도 아시아권은 물론 글로벌 무역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FT는 특히 “한국의 환율개입 증거는 너무나 명백하다”며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8%에 달하는 경상수지 흑자에서도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오는 4월 미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한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당시 재무부 이코노미스트를 역임한 브래드 세서는 “내가 알기에 자국 통화의 평가절상을 막기 위해 지속해서 환율에 개입하는 국가는 한국과 대만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환율조작을 비난한 일본의 경우 동일본 대지진 발생 직후인 2011년을 끝으로 정부가 환율조작에 나선 적이 없으며 중국 역시 위안화 약세를 유도해 수출 증대를 꾀하기보다는 지나치게 떨어진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입장이라고 FT는 분석했다. FT는 중국과 일본의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중이 3% 안팎에 그친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중국과 일본이 “시장을 조작해왔으며 우리(미국)는 얼간이처럼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고 강경발언을 쏟아내 이들 양국이 미 환율조작국 지정의 첫 번째 타깃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불러일으켰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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