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인증서나 신용카드 없이도 간단한 비밀번호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의 주도권은 누가 쥐게 될까.
시장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15년 4,500억 달러 규모인 모바일 결제 시장은 2019년에는 1조800억 달러까지 급성장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결제 행태를 빅데이터로 분석할 경우 이를 기반으로 또 다른 시장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시장 잠재력은 더욱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알리바바, 이베이 등의 기존 전자상거래 업체 외에 삼성전자, 애플, 구글과 같은 글로벌 ICT 업체가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에서 패권 다툼을 벌이는 형세가 만들어지고 있다. 반면 기존 결제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던 카드 업체는 이 같은 변화 속도를 따라 잡지 못해 모바일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상당 부분 상실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글로벌 간편결제 시장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가진 업체가 확실히 앞서 나가는 형국이다. 가장 눈에 띄는 업체는 알리바바다. 알리바바의 간편결제 서비스 ‘알리페이’의 활동 이용자 수는 4억5,000만명 가량으로 세계 1위 규모를 유지하고 있으며 프랑스의 BNP파리바 은행 등과의 제휴로 유럽시장까지 세력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이베이의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팔’의 이용자 수는 지난 연말 기준으로 1억9,700만명 수준이며 지난해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 등과 제휴하며 오프라인 시장에서 가맹점이 부족하다는 약점도 메워 나가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신세계 그룹의 ‘쓱(SSG)‘이나 11번가와 연동된 SK플래닛의 ‘시럽페이’처럼 유통망을 갖고 있는 회사들이 온라인 간편결제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밖에 없다”며 “페이팔 또한 이베이에 인수되면서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유통 사업자들의 강세는 당분간 계속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나 애플과 같은 단말기 제조업체 또한 간편결제 시장 쟁탈전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기술 기반의 ‘삼성페이’를 통해 국내와 미국 오프라인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결제 단말기에 갖다 대기만 해도 결제가 되는 간편함과 90% 이상의 오프라인 상점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빠른 시장 안착으로 이어졌다는 평이다. 애플은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의 ‘애플페이’를 통해 알음알음 성과를 내고 있으며 구글 또한 NFC 기반의 ‘안드로이드 페이’로 지배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다만 NFC 결제 단말기가 비치된 오프라인 상점이 10%가 채 안된다는 약점 때문에 시장 장악 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가입자들이 하루에도 수십 번 방문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의 약진도 눈여겨 볼만 하다. 중국 최대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을 서비스하는 텐센트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 ‘텐페이’를 통해 알리페이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가 ‘카카오페이’를 네이버가 ‘네이버페이’를 각각 서비스하고 있으며, 전세계 10억 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 페이스북이 자체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카드사들은 ‘앱카드’ 등의 서비스를 내놓으며 대응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시장에서 만큼의 지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카드사 별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종류가 다른데다 카드사 내에서도 원클릭, 일반결제 등 서로 다른 서비스가 나와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며 ”각 카드사별로 다른 결제방식을 통합하는 하나의 결제 플랫폼을 만들어 그 안에서 카드사끼리 경쟁해야지만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전세계 모바일 결제시장 규모 추이(단위:달러)
| 연도 | 규모 |
| 2016 | 6,200억 |
| 2017 | 7,800억 |
| 2018 | 9,300억 |
| 2019 | 1조800억 |
자료:트렌드포스
◇각 업체별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 전략
| 업체 | 간편결제 서비스 | 전략 |
| 알리바바 | 알리페이 |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 가입자 기반으로 세력 확대, BNP파리바나 카카오 등 해외 업체와 제휴 |
| 이베이 | 페이팔 | 온라인 쇼핑몰 가입자 기반으로 세력 확대, 비나 마스터카드와의 제휴 통한 오프라인으로 지배력 확대 |
| 삼성전자 | 삼성페이 | MST 통해 오프라인 시장에서 세력 구축해 영향력 확대 |
| 애플 | 애플페이 | NFC기반 결제 서비스 통해 시장 확대 |
| 카카오 | 카카오페이 | 이용자 4,800만 명인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 기반의 가입자 확보 전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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