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준조세 법안은 관광진흥개발기금법과 소상공인적합업종지정 특별법이다. 관광진흥개발법은 대형면세점 사업자에 전년도 영업이익의 15% 범위에서 기금을 납부하도록 하고 있고 소상공인 특별법은 대기업이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사업에서 철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매출액의 10% 범위에서 소상공인육성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각각 관광진흥과 소상공인 육성이라는 명분을 대지만 결국 기업 이익을 정부가 강제 환수해 재분배한다는 포퓰리즘 논리를 바탕에 깔고 있다.
문제는 이를 부담해야 할 대기업의 준조세 부담이 이미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점이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에 따르면 기업이 부담한 준조세는 2012년 13조1,348억원에서 2015년 16조4,071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징수실적이 좋았던 법인세수가 52조1,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기업의 준조세 부담은 정상적으로 내는 세금(법인세)의 3분의1을 넘을 정도로 과도하다.
현 탄핵정국의 촉발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기업 출연이다. 그리고 정치권은 이를 동력 삼아 2월 국회에서 기업 경영권에 대한 과도한 간섭과 외국 투기자본에 대한 무장해제를 의미하는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편에서는 준조세 부담을 가중시키는 법안과 법인세 인상까지 추진하고 있다. 기업 하는 것이 죄(罪)이고 부담이 되게 하는 풍토를 만들고 있는 국회에 일자리와 한국 경제의 앞날을 얘기할 자격이 있는가.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