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가 알리바바라는 거인의 등에 올라탄다. 중화권 1위 간편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와 연동해 국내는 물론 중국 시장으로까지 발을 넓혔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가 알리바바그룹에서 알리페이를 전담 운영하는 앤트파이낸셜로부터 2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를 통해 카카오페이 가입자는 알리페이 가맹점에서, 알리페이 가입자는 카카오페이 가맹점에서 별다른 회원가입 절차 없이 바로 상품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알리페이는 중국 내에서 공과금 납부까지 가능해 화폐는 물론 신용카드도 대체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리서치의 분석 결과 지난해 상반기 기준 알리페이 가입자 수는 9억4,000만명이며 월간이용자수(MAU)는 4억5,000만명에 달한다. 중국 내 간편결제시장 점유율 또한 51.8%로 1위다.
지난 2014년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페이는 가입자 수가 1,400만명이다. 카카오톡 이용자 수가 4,80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가입자 확대 여력은 충분한 편이다. 카카오 측은 현재 사업부로 운영 중인 카카오페이를 오는 4월 독립법인으로 분사하고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 장악에 보다 힘을 쓸 계획이다. 분사 후 1대주주는 카카오, 2대주주는 앤트파이낸셜이 된다.
이번 카카오페이와 알리바바 간 연동으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간편결제시장 또한 상위사업자로의 가입자 쏠림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은 삼성전자의 ‘삼성페이’ 외에 NHN엔터테인먼트의 ‘페이코’, 네이버의 ‘네이버페이’, SK텔레콤의 ‘시럽페이’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다만 아직은 신한카드나 국민카드 같은 기존 신용카드사들의 영향력이 상당해 절대강자가 없는 형세다. 글로벌 간편결제시장의 경우 알리페이와 페이팔이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으며 삼성전자·애플 같은 단말기 제조업체 또한 시장 장악을 위해 애쓰고 있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카카오 입장에서는 ‘타오바오’라는 오픈마켓을 가진 알리바바 측과 손을 잡으면서 시장 지배력을 빠르게 높일 수 있게 됐다”며 “간편결제시장은 가맹점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가 중요한데 이번 제휴로 상당한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양철민·양사록기자 chopi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