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옴니채널’ 전략을 펼쳐온 롯데가 이번에는 모바일 결제 분야에서 혁신을 시도한다. 롯데그룹의 모바일 결제 수단 ‘엘페이(L.pay)’가 기존에 없던 ‘음파’를 활용한 새로운 결제 방식을 내놓는 것.
마그네틱 방식을 이용한 삼성페이나 근거리무선통신(NFC)를 활용한 애플페이를 비롯해 블루투스를 활용한 비콘 등이 모바일 결제 기술로 사용되고 있지만 음파를 결제에 적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엘페이에 새로운 결제 기술을 탑재해 오는 4월 중순부터 롯데슈퍼에서 시범 운영한다. 엘페이는 신용카드 정보를 스마트폰에 입력한 뒤 모바일만으로 온·오프라인 결제를 할 수 있는 서비스로 기존에는 바코드 결제 방식을 써왔다.
내달부터 기존의 바코드 방식을 점진적으로 대체하게 될 롯데의 음파 기술은 롯데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인연을 맺은 ‘비가청음파전송’ 인증·결제 솔루션 업체 ‘모비두’가 개발한 것이다. 이 기술은 한 마디로 사람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음파를 통해 스마트폰과 결제 단말기 간에 결제에 필요한 정보를 전송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바코드 방식은 앱을 켠 후 바코드를 스마트폰 화면에 띄워 점원에게 보여주면 이를 바코드 스캐너로 읽어야 하는 과정이 필요했지만 음파 방식은 앱을 켜는 것만으로 결제가 가능해 삼성페이 수준으로 결제 과정이 단순하고 빠르다.
또 삼성페이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에만, 애플페이는 아이폰에서만 가능하지만 엘페이는 스마트폰 제조사와 상관없이 앱만 깔면 사용할 수 있는데다 별도의 기기가 필요한 NFC나 바코드 방식과 달리 가맹점에서 추가로 기기를 설치할 필요가 없어 범용성이 높다는 것이 롯데 측의 설명이다.
한편 롯데가 새로운 결제수단의 엘페이를 선보이면서 유통업체 간 모바일 페이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5년 신세계에서 SSG페이를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롯데가 같은 해 9월 엘페이를 출시하는 등 유통업계에서는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더욱 간편한 결제 수단을 제공할 수록 고객들이 해당 유통 업체의 충성 고객이 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거대 유통 기업들이 온라인·모바일 시장에서도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모바일 결제 서비스 강화하는 측면도 있다./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