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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G20은 ‘보호주의 배격’ 출범정신 잊지말라

17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독일 바덴바덴에서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열린다. 이번 회의는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개최되는 것이자 국제무역질서의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라는 점에서 세계 각국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회의의 주제는 보호무역과 환율정책에 맞춰져 있지만 미국의 보호무역 공세로 성과를 낙관하기 힘들다는 우려가 많다. 벌써 일부 외신들은 폐막 당일 채택될 공동선언문과 관련해 ‘모든 형태의 보호주의에 저항한다’는 단골 문구가 빠지는 대신 공정하고 열린 국제무역 시스템을 강조하는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환율정책 역시 두루뭉술한 내용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한다. 자유무역을 중시해야 한다는 유럽이나 신흥국들의 목소리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일 회의에서 각국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자유무역이 거론되지 않는다면 보호무역주의를 확산시키는 신호이자 각국 정책목표의 전환점으로 작용해 만만찮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교역량의 80%를 차지하는 G20 회원국들은 변함없이 자유무역과 시장경제의 가치를 천명했고 인위적으로 자국 통화를 평가절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관된 원칙에 동의해왔다. 보호주의 배격이야말로 G20의 탄생배경이자 출범정신인 셈이다. G20은 보호무역이 세계 경제를 공멸로 이끄는 지름길이라는 현실을 직시하고 양보와 타협으로 최상의 합의를 이끌어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의 협공에 직면한 우리에게도 이번 회의는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실효적인 경제외교로 대외 리스크를 차단하고 우리 국익이 반영되도록 최대한 협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보호주의 반대라는 관점에서 우리의 경제·금융정책을 각국에 설명하고 글로벌 정책 공조를 이끄는 중재자 역할을 하는 것도 어느 때보다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회의에 앞서 “개방을 확대하고 다국 간 무역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G20의 힘은 성장의 엔진인 무역질서를 지키기 위한 글로벌 공조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모두가 되새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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