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글로벌 부동산 회사들이 한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 시장이 최근 가격이 많이 오른 일본과 호주를 대체할 곳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최근 부동산투자 관련 글로벌업체들이 줄줄이 한국 시장 탐색에 나서는 이유다.
20일 부동산정보업체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RCA)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상업용 부동산 거래 규모는 전년 대비 142% 증가한 99억달러로 기록했다. 또 한국 시장 전체 거래 규모는 120억달러로 지난 2010년(64억달러)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커졌다.
최근 시장 조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RCA의 페트라 블라즈코바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석 분석가는 “한국 부동산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곳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며 “최근 한국의 상업용 부동산 거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RCA는 전 세계 상업용 부동산의 거래 정보를 집계·분석해 공급하는 업체다.
그는 또 “한국과 같은 새로운 시장에 대한 투자는 몇 년을 주기로 반복되는 부동산 사이클에서 위기를 줄일 수 있는 전략”이라며 “지난해 브룩필드·블랙스톤 등 글로벌 큰 손들이 한국 시장에 투자를 시작하면서 다른 투자자들도 한국을 다시 보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국 시장뿐만 아니라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도 지난 몇 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해외 부동산펀드 순자산총액은 22조원으로 5년 전인 2011년 말(3조3,000억원)보다 7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처럼 한국의 상업용 부동산 거래 규모가 안팎으로 커지면서 글로벌 부동산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투자에 필요한 정보 등을 제공하는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회사들도 자연스럽게 한국을 찾고 있다.
앞서 1월에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 부동산 부문 글로벌대표인 짐 발렌티가 한국을 방문했다. MSCI는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32개국, 8만9,754개의 상업용 부동산, 1,742개 부동산펀드의 실적을 추종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각 국가별 부동산지수를 발표하고 세계 주요 연기금들의 성과평가를 위한 벤치마크를 제공한다. 방문 기간 중 만난 발렌티 대표는 “아직 부동산 투자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와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한국 투자자들에게 MSCI 지수 활용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2013년 한국에서 첫 부동산투자포럼을 개최한 아시아 비상장 부동산펀드 투자협의회(안레브)도 2월 네 번째 포럼을 개최하는 등 한국 기관투자가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으며, 보스턴에 기반을 두고 있는 부동산 컨설팅 회사 SVN은 지난해 말 프라임감정평가법인 및 현대증권 IB부문장 출신인 소병운씨와 손잡고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한국을 찾은 조지 슬러서 SVN 최고성장책임자(CGO)는 “최근 한국 투자자들의 해외 진출이 증가하면서 뉴욕·시카고 등과 같은 대도시뿐만 아니라 중소 도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200여개에 달하는 미국 내 지점을 활용해 한국 투자자들에게 투자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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