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이 극심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급증하고 있다. 신생기업이 줄어드는 반면 소멸기업은 늘어나면서 활동업체가 감소하고 있는 우리나라 전체 기업 추이와는 정반대 양상이다.
21일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 따르면 10년 전인 2007년 50곳에 불과했던 사회적기업은 지난해 1,672곳에 달했다. 사회적기업은 한 해도 빠지지 않고 해마다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일반기업 수 추이를 보면 0~1%대의 증감을 반복했다. 가장 최근 수치가 나와 있는 2015년에는 활동기업 수가 전년보다 5,000개가량 줄었다.
사회적기업이 양적으로만 팽창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사회적기업 1,460곳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사회적기업의 2015년 매출은 1조9,677억원으로 전년보다 34.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6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전년보다 15.1% 줄어든 수준이었다.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에 각종 서비스나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사회적 목적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면서 재화·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이나 조직을 뜻한다. 정부는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을 공포하고 이들 기업에 인건비와 사업개발비 일부와 사회보험료 지원, 경영 컨설팅,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불황에도 사회적기업이 늘고 있는 요인으로 가치를 추구하는 소비, 이른바 착한 소비의 확대를 꼽는다. 실제로 최근 현대백화점이 내놓은 사회적기업의 설 선물세트는 판매율이 90%를 돌파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실패 리스크를 다소 줄일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오광성 사회적기업진흥원장은 “아이러니하게도 불황에 오히려 사회적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며 “우리 사회가 이윤뿐 아니라 보다 가치 있는 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사회적기업진흥원은 올해 서울·부산·전주 등 전국 3곳에 성장지원센터를 열 계획이다. 오 원장은 “진흥원이 그동안 사회적기업이 세워질 때만 도움을 주고 사후 지원을 제대로 못 해준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는 이들 기업의 지속 가능성 증대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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