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서양에서 침몰한 초대형 철광석 운반선 ‘스텔라데이지호’ 선사 폴라리스쉬핑이 예정대로 기업공개(IPO)를 진행한다. 최근 프리 IPO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만큼 선박사고와는 별개로 탄력적으로 IPO를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사고의 원인이 상장의 변수가 될 수 있다. 배의 노후화에도 무리한 운항을 했다든지 선사가 사고에 책임이 있을 경우에는 상장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거래소 측은 선박사고의 경제적 영향에 대해 파악할 방침이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폴라리스쉬핑은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상장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오는 5월 중 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사업보고서도 나온 만큼 상장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미래에셋대우(006800)·유안타증권(003470)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해 올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라리스쉬핑의 상장은 5년 전부터 준비됐다. 지난 2012년 10월 상환전환우선주(RCPS) 33만434주를 주당 11만5,000원에 발행하며 4년 안에 IPO를 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투자자들과의 약속에 따라 상장을 한 차례 추진했으나 해운업 침체로 미뤘고 만기도 1년 연장했다. 이에 따라 폴라리스쉬핑은 올해 9월까지 상장을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상장 작업은 예상치 못한 선박사고로 휘청거리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번 선박사고가 회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경제적인 역효과를 가져올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심사 청구 시 선박사고 등이 추후에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지속적인 조난사건 발생 여부에 대해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폴라리스쉬핑은 상장을 위해 폴라에너지앤마린을 지주사로 전환하는 작업을 끝냈다. 폴라에너지앤마린은 폴라리스쉬핑 창업주인 한희승 회장과 김완중 회장이 50대50으로 출자해 만든 회사로 두 회장은 자신들의 지분을 포함해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폴라리스쉬핑 지분 80%를 현물출자 방식으로 넘겼다. 창업주의 지분율이 높아 IPO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지주사로 전환한 것이다. 상장 전 마지막 준비 단계였던 프리 IPO 역시 지난달 말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교직원공제회·행정공제회·KDB캐피탈 등이 이니어스-NH투자증권 PE컨소시엄에 자금을 투자해 펀드를 조성했고 이들은 1,500억원 규모의 폴라에너지앤마린 교환사채(EB)를 취득했다. 상장에 실패할 경우 프리 IPO에서 투자받은 자금의 상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일단 현재로서는 이번 선박사고가 IPO 계획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선주상호보험·선체보험 등 10여건에 달하는 보험으로 선박사고 수습이 이뤄져 사태 해결에는 큰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박사고가 배의 노후 등 회사 측의 책임이라고 밝혀지지 않는 한 상장과 사고는 별개의 문제”라면서도 “도의적인 문제 등으로 잡음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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