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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도시] 최고 56층...단순함으로 차별화...한강변 '튀는 아파트'로 우뚝

고층빌딩 닮은 아파트

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

래미안첼리투스 단지 내 중앙에서 위로 바라본 모습. 3개 동이 17층 높이에서 ‘휴먼브리지’로 연결돼 있다. /송은석기자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래미안첼리투스는 흔하지 않은 한강변의 초고층 아파트단지다. 고급빌딩 같은 외관에 최고층수 56층(높이 201m)에 달하는 이 아파트단지가 한강변에 자리잡은 모습은 아파트단지들이 밀집해 있는 이촌 아파트지구 일대에서 돋보인다.

가까이 다가가면 외부를 푸른색 유리로 마감한 ‘커튼월’ 방식과 각 가구별 테라스를 돌출시킨 ‘베이 윈도’ 방식이 적용돼 단순한 평면과 굴곡이 조화를 이룬 입면이 눈에 띈다. 커튼월은 초고층 빌딩에 주로 적용되는 방식으로 래미안첼리투스의 외관을 일반적인 아파트 건물보다는 빌딩에 가깝게 만들었다. 단지 내 3개 동을 17층 높이에서 이어주는 ‘휴먼브리지(스카이브리지)’는 건물에 균형감을 더해준다.

독특한 디자인

돌출형 테라스 적용 평면·굴곡 조화

단지내 3개 건물 높이도 다르게 설계

래미안첼리투스의 1층은 약 9m 높이의 기둥만 남긴 필로티 형식으로 조성됐고 공중 캐노피로 각 동과 부대시설이 연결돼 주민들이 단지 내에서 비를 맞지 않고 이동할 수 있다. /송은석기자


설계자인 김태만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CDO)가 추구한 것은 단순하면서도 차별화된 디자인이다. 그는 “단순한 디자인의 아파트가 일반적인 아파트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단지 내 3개 건물에 다른 높이를 적용해 각 건물 꼭대기를 잇는 스카이라인의 변화를 시도한 점 역시 눈에 띈다. 이러한 래미안첼리투스의 모습은 일반적인 아파트단지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차별화를 이룬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촌렉스아파트(1974년 준공)를 재건축해 지난 2015년 7월 준공된 래미안첼리투스는 국내 대표 건축가로 꼽히는 김 대표가 설계를 맡았고 우수한 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6한국건축문화대상 공동주거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재건축 사업을 완료했거나 추진하고 있는 많은 아파트단지와는 다르게 수익 창출을 넘어 ‘우수한 작품’을 만들겠다는 주민들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래미안첼리투스는 기존 단지의 460가구를 일반분양 없이 동일한 면적(전용 124㎡)으로 가구 수를 그대로 유지한 ‘1대1’ 재건축의 사례로도 주목받았다. 이곳 주민들이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조합원 몫 가구에 일반분양 가구를 추가해 가구 수를 늘리는 일반적인 아파트 재건축 사업 방식 대신 이 같은 방식을 선택한 또 다른 이유는 한강 조망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래미안첼리투스는 단지 내 모든 가구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대략 3개 층 높이에 해당하는 9m 높이의 필로티 구조가 도입돼 1층의 높이는 일반적인 아파트의 4층에 해당한다.

한강을 투영하며 독특한 빛을 발산하는 ‘크리스탈’ ‘프리즘’ 이미지가 입면에 형상화된 래미안첼리투스. /송은석기자




효율적 부지 활용

동연결 휴먼브리지 주민 소통공간으로

재건축때 단지 줄이고 공원 기부채납

단지 내에서 최고의 한강 조망을 즐길 수 있는 장소는 휴먼브리지다. 김 대표는 “모든 가구가 한강 조망을 확보했으면 좋겠다는 요구를 설계에 반영했지만 각 가구에서는 높이에 따라 한강 조망이 달라지기 때문에 단지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휴먼브리지에서 최고의 가치를 나눠 가질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휴먼브리지는 한강 조망뿐만 아니라 주민 편의와 소통, 안전을 위한 공간이다. 카페테리아·게스트하우스·독서실·피트니스센터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배치돼 있으며 긴급상황에는 동 간 피난용 연결 통로로 사용될 수 있도록 충격·뒤틀림·화재에 잘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 사용자인 주민을 배려하면서 면적 2만3,235㎡의 그리 넓지 않은 단지 부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려고 한 설계자의 의도가 드러나는 공간이다.

이촌렉스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첼리투스는 2009년 서울시의 한강변 공공성 재편 정책에 따라 재건축 과정에서 기존 부지의 약 25%를 공공용지로 기부채납한 대신 최고층수를 56층으로 높였다. 기부채납한 부지에 조성된 공원의 모습. /송은석기자


래미안첼리투스 단지 부지는 재건축 사업 추진 과정에서 기존의 약 4분의3 규모로 줄어들고 나머지 부지에 공원이 조성됐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재임 기간인 2009년 한강변 공공성 재편 정책이 적용된 결과다. 한강변 공공용지 확보를 위해 재건축 아파트단지에 최고층수 50층 이상을 허용하는 대신 해당 단지는 부지 면적의 25% 이상을 공공용지로 기부채납한다는 내용이다. 주민들이 단지의 넓이 대신 높이를 선택한 셈이다.



래미안첼리투스가 있는 이촌을 포함해 1970~1980년대 조성된 압구정·잠실·반포·여의도 등 한강변 일대 아파트지구의 많은 아파트단지들이 준공 후 30년으로 정해진 연한을 넘어서 재건축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가 2014년 4월 발표한 도시기본계획 2030서울플랜에 따라 한강변을 포함한 일반주거지역 아파트 최고층수를 35층 이하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래미안첼리투스는 당분간 흔하지 않은 한강변의 초고층 아파트단지로 남아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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