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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통령 문재인-당선 소감] 文 "위대한 국민의 승리…개혁·통합으로 나라다운 나라 만들겠다"

"경쟁했던 후보들에게 위로, 그분들과도 손잡고 전진"

"DJ·노무현 이어 다음정부는 3기 민주정부"

의원회관부터 찾아 국회·여당 존중 제스처

"하나돼 승리, 가장 역사적 장면" 당에 공돌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당선 확정 전인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민주당 개표상황실에 들러 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문 후보는 “개혁과 통합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이호재기자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개표방송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광화문 대통령’이 되겠다는 구상의 첫걸음으로 광화문광장에서 이 같은 당선 인사를 했다. 세월호 유가족이 머물고 촛불시위가 번져나갔던 광화문을 찾아 약자들의 편에 서겠다는 메시지를 던지면서도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국민들도 품고 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선거 후 전국 개표가 75.8% 진행된 중간집계 결과(10일 오전 1시50분 기준) 39.8%를 득표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같은 시간대 중간집계에서 25.7%,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1.4%,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6.6%,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5.9%를 각각 기록 했다. 최종 집계는 10일 오전6~7시에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승리에 고무된 문 대통령은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정말 고맙다”며 “정의로운 나라, 통합의 나라,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함께해준 위대한 국민들의 위대한 승리”라고 밝혔다. 이어 “함께 경쟁했던 후보들께도 감사와 위로를 전한다”며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그분들과도 함께 손을 잡고 미래를 위해 같이 전진하겠다”고 야당과의 협치를 다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통합을 강조하면서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도 섬기는 통합 대통령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화문 당선 인사 때는 당내 경선에서 경쟁했던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김부겸 의원이 단상에 올랐다. 이들 모두는 문재인 정권의 승리를 기원하며 문 대통령에게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앞서 문 대통령은 9일 저녁 대통령선거 출구조사에서 압도적 표차로 당선될 것으로 예측되자 홍은동 자택을 떠나 자신에 찬 표정으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을 찾았다. 지지자와 당원들의 연호 속에 그는 “오늘의 승리는 전적으로 국민들 덕분”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특히 승리의 원동력에 대해 정권교체를 염원했던 국민들의 간절함과 이를 실현하기 위해 뛰었던 민주당의 간절함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이 새로운 대한민국의 문을 여는 그런 날이 되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런 차원에서 다음 정부의 정체성을 ‘제3기 민주정부’라고 명명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민의정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를 1~2기 민주정부로 정의한 셈이다. 아울러 이들 정부의 국정철학·과제를 이어받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인 과제 내용에 대해서는 “국민이 염원하는 개혁과 통합, 그 두 가지 과제를 모두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개혁과제가 자신을 뽑아준 지지층에 대한 화답이라면 통합과제는 국민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비(非)지지층에게도 귀를 기울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대통령의 발언과 행보에서는 국회와 여당을 존중하겠다는 뉘앙스도 배어 나왔다. 사실상 당선 가능성이 굳어진 출구조사 결과 발표 후 처음 찾은 곳이 국회의원회관이라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현장에서 “다음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정부”라고 역설한 대목도 여당을 정부의 거수기로 만들지 않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서는 당내 계파 대결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읽혔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에게 “선거대책위원회를 아주 안정적으로 이끌어주셨다”고 공을 돌린 부분이 그런 맥락의 발언으로 평가된다. 그가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던 후보들까지도 (민주당 선대위에) 다 함께 해주셨다”며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의 협조를 언급한 부분도 마찬가지 차원으로 풀이됐다. 문 대통령은 당내 실무자들의 노고도 치하한 뒤 “이렇게 우리 당이 똘똘 뭉쳐서 하나가 돼 선거를 치른 것은 우리 당 역사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장면의 하나로 길이 남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날 오전부터 신중한 얼굴로 표정관리를 했던 문 대통령은 저녁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뒤에야 비로소 미소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지지자들의 응원에 “정말 감사드린다”며 화답했다. 개표상황실로 향하던 그는 남색 양복과 파란 넥타이로 단정한 차림이었다. 또 세월호 피해자들을 애도하는 뜻을 담은 배지를 상의에 달고 있었다. 문 후보는 상황실에 20여분간 머물며 당 관계자들과 일일이 악수한 뒤 자택으로 돌아갔다. /민병권·하정연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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