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가 수직 이착륙 무인기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해병대 관계자는 “서북도서에서 북한군 감시용으로 활용할 수직 이착륙 무인기를 오는 2020년대 초반까지 실전 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 군에서 수직 이착륙 무인기의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처음이다. 군의 장기 추진사업으로 분류돼 있던 이 사업은 올해 초 중기 사업으로 바뀌었다.
해병대는 우선 백령도와 연평도의 해병 부대에서 수직 이착륙기를 운용하면서 점차 도입 대수와 활용 범위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해병대는 중장기적으로 수직 이착륙 무인기를 상륙전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수직 이착륙기는 비좁은 함정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도입 기종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로 해병대는 작전요구성능(ROC)을 마련하고 있다. 해병대는 국내 기술로 개발할지 아니면 해외에서 구매할지를 검토하고 있다. 수직 이착륙 무인기는 크게 회전익과 틸트로터 방식(이착륙시에는 프로펠러가 수직 방향으로 작동하고 비행 중에는 수평으로 전환하는 방식,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다)으로 구분되는데 어떤 형식을 택할지도 검토하고 있다.
해병대는 최소한 미 해군이 함상에서 운용하는 MQ-8급 이상의 성능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Q-8 파이어스카우트 헬기는 272㎏을 싣고 이륙할 수 있으며 최대 시속 213㎞로 비행할 수 있다. 한 번 주유하면 8시간 이상 장기간 체공이 가능하다. 미국은 파생형으로 적을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탑재한 MQ-8Bm과 MQ-8C형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 기종의 가격은 1,000만달러가 넘는다.
해병대의 감시용 무인기 도입은 지난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전술비행선을 도입하려다 실패한 서북도서 감시자산 획득 사업의 연장선에서 추진되고 있다.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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