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육성 vs. 외부 공조, 누가 이길까?’
국내 포털 대표 주자인 네이버와 카카오(035720)가 인공지능(AI) 개발을 두고 각자의 카드를 꺼냈다. 네이버는 자체기술을 쌓아 AI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겠다는 전략인 반면 카카오는 외부기술 투자와 공조를 통해 역량을 쌓는다는 전략이어서 누가 앞서 나갈지 관심이다.
15일 카카오는 AI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과 케이큐브벤처스가 ‘딥러닝(심층학습)’ 기술을 개발하는 스켈터랩스에 공동 투자했다고 밝혔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가 직접 이끄는 카카오브레인이 AI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켈터랩스는 구글코리아의 R&D를 총괄했던 조원규 대표가 만든 회사로 전자상거래, 콘텐츠, 커뮤니티, 메신저 등 다양한 분야에 AI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가령 항공권을 구매할 때 가격, 경유 여부, 좌석 위치 등 개인의 취향에 맞는 예약 서비스를 제공한다. 조 대표는 “이번 투자를 통해 검색, 콘텐츠, 대화형 서비스 등 AI 기술 개발을 활발하게 진행하는 카카오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카카오는 지분 투자 외에도 외부기관과의 제휴 등을 통해 AI 관련 서비스를 넓혀가고 있다.
반면 네이버는 자회사 라인(LINE)과 함께 만든 특별 조직 ‘프로젝트J’를 중심으로 AI 기술·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프랑스 음향 전문기업 ‘드비알레’와 미국 음성인식 기술기업 ‘사운드하운드’에 투자를 완료한 만큼 본격적으로 자체 역량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네이버는 지난 12일 자체 AI 엔진 ‘클로바’를 탑재한 비서 앱을 스마트폰 전용 온라인 장터인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 각각 공개하고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성능이 좋아지는 AI 서비스의 특성을 고려하면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셈이다.
네이버의 AI 비서 앱은 삼성전자(005930)의 ‘빅스비’나 애플의 ‘시리’와 달리 스마트폰 종류·운영체제(OS)에 얽매이지 않고 설치가 가능하다. 오는 3·4분기에는 AI 비서 기능이 적용된 스피커 ‘웨이브’를 한국과 일본에 내놓을 예정이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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