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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남자가!" 박력 터지는 '걸크러쉬' 개그가 불편한 이유

한국 걸크러쉬 개그우먼은 성차별이 만연한 사회에서 당당하고 매력적인 여성 이미지로 인기를 얻고 있다./영상캡쳐




요즘 일본에서 가장 핫하다는 개그우먼, ‘블루종 치에미’를 아시나요?

개성 넘치는 메이크업과 치명적인 표정과 몸짓으로 ‘커리어 우먼’의 솔직한 연애를 이야기하는 그녀의 매력은 한번 빠지면 출구가 없을 정도로 치명적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치에미 못지않은 ‘걸크러쉬(여자가 봐도 반할만한 멋진 여성)’ 개그우먼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아빠와 장남 위주로 돌아가는 기존 가족제도를 비틀며 ‘가모장’을 내세워 기존 가부장제에 통쾌한 한 방을 날린 김숙부터 인생을 맘껏 즐기며 살아가는 박나래, 더 이상 뚱뚱함이 약점이 아닌 차별점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이국주까지. 이들은 외모와 몸매가 ‘이쁜’ 여성만이 매력적이라는 기준에서 벗어나 새로운 여성의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불편함은 있습니다.

가부장이 될 수 있는 요소는 재력이라는 듯이 돈만 앞세우거나 돈만 있으면 남자들도 얻을 수 있다는 식의 농담은 상대에게는 성희롱이 될 수도 있습니다. 뚱뚱해도 당당하다는 걸 드러내지만 결국 개그 소재를 ‘뚱뚱한 몸’에서만 찾는 것도 불편함으로 다가옵니다. 기존의 관념에서 벗어나겠다던 이들이 오히려 더 틀에박힌 성 관념을 강화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시청자들을 ‘불편한’ 웃음에서 벗어나게 해줬지만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한계와 벽을 넘어서 그들이 만들어낼 ‘모두를 위한’ 개그를 기대해봅니다.

/성윤지·박신영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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