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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럼 2017] "가문의 영광 같은 상…독보적 연구성과 쌓여 한국과학 발전"

수학·화학·전기전자·재료 등 다양한 분야서 수상자 배출

김명자 과총회장 등 원로도 모여 후배 과학자들 노고 치하

24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개막한 서울포럼2017에서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시상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1월 수상자인 박태성 서울대 교수와 배우자 이승연씨, 2월 수상자인 정종화 경상대 교수와 배우자 문점순씨씨, 3월 수상자 박남규 서울대 교수를 대리해 참석한 조춘래씨, 이종환 서울경제신문 부사장, 조무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 4월 수상자인 허원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와 배우자 박외선씨, 5월 수상자인 이종섭 고려대 교수와 배우자 이순덕씨, 6월 수상자인 강기석 서울대




2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개막한 ‘서울포럼 2017’에서는 올해 스무 돌을 맞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기념 시상식이 함께 열려 포럼에 더욱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서울경제신문과 미래창조과학부·한국연구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은 지난 20년간 실력 있는 연구자들을 배출하는 ‘등용문’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는 호평을 받는 권위 있는 상이다.

1999년 11월 수상자이자 후배 과학자들을 축하하기 위해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신성철 KAIST 총장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은 한번 선정이 되면 과학계에서 우수 과학자, 연구자로 인정을 받는 등용문의 상으로 여겨졌다”며 “상을 받으면 더 큰 연구과제를 따올 수 있는 이력이 되고 그러면서 더 큰 상을 또 받을 수 있게 만드는, 그런 의미 있는 ‘가문의 영광’과 같은 상이었다”고 회고했다. 신 총장은 이어 “오늘 수상한 분들의 업적을 보니 18년 전 내가 받을 때에 비해서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훌륭한 연구를 해냈다”며 “이런 연구들이 결국 우리나라 과학이 발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간접적인 증거라고 생각하고 이 상을 20년 동안 잘 운영해준 주최 측에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기념식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의 지난 20년 발자취와 미래 비전을 담은 영상을 공개한 후 올 상반기 수상자 6명에 대한 시상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시상식은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과 조무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이종환 서울경제신문 대표이사 부회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수상자들은 배우자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상을 받은 후 환한 표정으로 기념촬영을 이어갔다. 이 자리에는 신 총장을 비롯해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 회장 등 한국 과학기술계를 이끄는 원로들도 후배 과학자들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모였다. 김 회장은 “훌륭한 과학자들이 묵묵히 현장에서 우리의 성장동력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은 아주 기쁘고 대단한 일”이라며 “앞으로 더욱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도 “과학기술인을 많이 양성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갖춘다면 앞으로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 시대 주도권을 잡는 일도 더욱 수월해질 것”이라며 공감했다.

올해 수상자들은 수학·화학·전기전자·재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보적인 연구성과를 거둔 과학기술인들이다. 세포생물학과 광유전학의 결합, 정보통신기술(ICT)과 물리학·토목 기술의 융합 등을 통해 창조적인 성과물을 탄생시킨 수상자들도 있다.



1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한 박태성 서울대 통계학과 교수는 통계학을 이용해 대규모 유전체 자료를 빠른 속도로 분석하고 유의미한 생물학적 해석을 할 수 있는 구체적 수준의 연구방법론을 개발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2월 수상자는 정종화 경상대 화학과 교수로, 그는 외부의 강한 자극에도 형상이 변하지 않는 나노 초분자젤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초분자화학 분야에서 의미 있는 업적을 남긴 점이 인정받았다.

박남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물질 특성을 만들 수 있는 메타물질 분야에서 물질의 여러 가지 핵심 성질을 분리·제어할 수 있는 핵심 이론을 최초로 제안하고 실험까지 성공한 공로로 3월의 수상자로 선정됐다. 박 교수의 연구를 응용할 경우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전투기용 투명망토, 지진파를 흡수하거나 차단하는 장치 등까지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4월에는 빛으로 생체 내 세포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독창적인 ‘광유전학’ 원천기술을 개발한 허원도 KAIST 교수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허 교수의 연구방법을 이용하면 레이저나 발광다이오드(LED) 빛을 쏘아 칼슘이온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칼슘이온 농도와 관련이 깊다고 알려진 알츠하이머나 암 등의 발병기전까지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양한 신경생물학적 연구를 가능하게 하는 연구 원천기술을 개발했다는 점도 주목받았다.

이종섭 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부 교수는 지반공학과 지반물리학·ICT를 결합, 지반 조사에 드는 시간과 비용 등을 크게 절감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을 개발한 점을 높이 평가받아 5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수상했다. 6월 수상자로는 강기석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가 선정됐다. 차세대 이차전지로 주목받고 있는 리튬-공기 전지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향상할 수 있는 새로운 액상 촉매군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한 업적이 인정받았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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