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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통상기능 재조정, '조직' 아닌 '전문성'이 관건

경제부처가 맡던 통상기능이 4년 만에 외교부로 되돌아가는 모양이다. 구체적인 조직체계와 사령탑의 직급 등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국민의정부 때 만든 통상교섭본부 형태가 될 공산이 일단 크다. 외교부를 외교통상부로 전환하되 통상교섭은 별도의 전담기구로 두는 조직체계다. 외교부는 내친김에 통상교섭 수장을 장관급으로 격상했으면 하는 눈치다.

외교부 환원 방침은 현재의 산업통상 조직으로는 외교·안보와 산업 현안이 서로 얽혀 있는 대외환경 변화에 대한 다각적인 대처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안보 현안인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으로부터 경제보복을 받는가 하면 발등의 불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은 북핵 문제와 때려야 뗄 수 없는 사안이다. 통상교섭본부는 노무현·이명박 정부를 거치면서 우리나라를 FTA 강국으로 발돋움하게 한 공도 크다. 반면 교섭과정에서 외교· 안보 논리에 밀려 경제적 측면이 간과된다는 단점이 있다. 교섭 결과를 무역·산업진흥책과 연결해야 한다는 논리가 전혀 틀린 것도 아니다.

통상기능을 어디에 둘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분분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부차적인 문제다. 선택의 문제일 뿐 옳고 그름의 사안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조직의 전문성과 일관성 유지다. 통상교섭본부 신설 이후 경제부처에서 이적한 통상관료들은 시간이 지나자 통상업무와 무관한 한직으로 겉돌았다. 수출기업이 엉뚱하게도 피해를 본 중국 마늘분쟁은 이런 부작용의 결과였다. 경제부처 역시 순환보직 제도로 전문성 축적에 한계가 있기는 마찬가지다. 통상조직 이관은 국회 차원에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뒤따라야 하겠지만 어떤 결과든 인력 전문화와 조직의 안정성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미국무역대표부(USTR)처럼 독립조직도 고려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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