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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수능 절대평가 전면 전환, 득보다 실이 많다

오는 7월에 발표되는 대학입시 개편을 두고 학생과 교사, 대학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개편안은 2015년 문·이과 통합을 골자로 한 교육과정 개편과 떼려야 뗄 수 없다. 지금의 중학교 3학년이 고등학교를 진학하는 내년부터 문·이과의 구분이 없어지니 입시제도 개편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입시 과목의 선정도 중요한 사안이지만 역시 관심사는 수능의 절대평가 전환 여부다. 교육 당국이 2년 전 교육과정 개편 때 그 가능성을 열어두기는 했으나 이번에는 대통령 공약으로 제시됐다. 도입 가능성에 대한 체감도가 2년 전과 비교할 바가 못 된다. 자사고와 특목고 폐지까지 공약이어서 중학교 3학년과 학부모가 겪는 혼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수능의 절대평가를 전면 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뿐만 아니라 득보다 실이 더 많다. 무엇보다 변별력의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1,000여명에 불과한 전 과목 수능 1등급은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최소한 10배 늘어난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대학 입장에서는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면접 강화 등을 통해 사실상 본고사 같은 선발 방식을 동원할 게 불 보듯 뻔하다. 절대평가의 도입 취지와 달리 사교육 의존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정시에 대한 불신을 초래해 수시 만능시대를 부추기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수능 결과에 좌우되는 정시에 비해 수시는 난수표처럼 복잡한 전형이어서 학생의 학습능력 못지않게 입시정보와 진학지도의 노하우, 사교육 효과 등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재수생이 재기할 기회를 박탈하는 부작용도 있다.

고교 교육 현장이 무한경쟁에 내몰린 부작용을 막자는 절대평가의 취지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올해부터 영어 절대평가가 시행된다. 제대로 해보기도 전에 전면적인 시행은 교육 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킬 뿐이다. 그러지 않아도 너무 잦은 개편이 문제인 게 대입제도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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