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양측 모두 출구전략을 찾지 못하는 상태의 대치 국면을 이어가고 있어 전망조차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우선 청와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미숙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문 대통령이 대선 기간에 제시한 ‘인사 5원칙’이 후퇴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성을 비서실장을 통해 해명하고 야당을 끝까지 설득하겠다고 했으나 결국 이후 장관 지명에서 ‘보은 인사’ ‘코드 인사’ 논란을 자초했다. 민주당 역시 여당으로서 대야 협상창구나 완충 역할보다 야당 비판에만 몰두하는 모양새다.
한국당 등 야당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여권이 6월 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새 정부 각료인사와 11조원 안팎의 추가경정예산안 등에 반대하지만 반대 이유를 국민에게 제대로 납득시키지 못하고 있다. 또 전략 없이 새 정부의 인사와 정책을 중구난방식으로 비판하다 보니 대부분 반대가 새 정부의 ‘발목 잡기’로만 비치고 있다. 특히 국민 상당수는 한국당이 이 같은 행태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대안(代案)과 정치적 출구를 제시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협치’는 여소야대로 출발한 문재인 정부뿐 아니라 정치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요구다. 그럼에도 이 같은 국민적 요구를 받들지 못하면 청와대와 야당 등 정치권 전체는 통째로 부정될 수밖에 없다. 유권자들로부터 더 이상의 정치불신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여야 정치권이 한발씩 양보하며 ‘협치’의 새 길을 만들어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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