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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사칭 '카카오톡 피싱' 주의보

사전에 공격 대상 정보 수집

이름·프로필 사진 도용해 접근

출장·여행·교통비 등 입금 요구

막을 방법 없어 피해자 속출

카카오 피싱 접근 화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카카오톡을 이용해 지인을 사칭한 신종 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정부나 카카오 측도 피해를 막을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어 사용자 스스로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상황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4,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 카카오톡을 매개로 한 신종 피싱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카카오톡이 주로 지인들과 소통하는 플랫폼이라는 점을 악용해 사용자들의 경계심이 낮은 틈을 파고드는 것이다.

이들은 이른바 ‘스피어 피싱’ 기법을 사용한다. 특정 개인을 대상으로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사전에 공격 대상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특정인의 가족·친구 등 대인관계를 파악하고 지인의 이름과 사진을 도용해 사칭하는 형태로 접근하는 식이다. 출장·여행·교통비 등의 이유를 들며 입금을 요구하는 등 금전 탈취를 시도한다.

최근 피해를 당한 A씨는 “해외출장을 다녀왔더니 학교 동창부터 친척들까지 꽤 많은 지인이 나를 사칭한 사람에게 돈을 보냈더라”며 “내 이름과 사진을 사용한 것은 물론 해외에 나가 있다는 사실까지 거론하며 입금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도 “보이스톡이 먼저 걸려오더니 통신 상태가 안 좋다고 카톡으로 하자고 했다”며 “감도는 나빠도 목소리까지 들었는데 누가 의심하겠느냐”고 토로했다.



각종 온라인 카페나 커뮤니티 등에서도 이와 유사한 카카오 피싱 사례가 쉽게 발견된다. 한 네티즌은 “내 본명과 사는 지역, 직장까지도 정확히 알고 말을 걸었다”며 “불쾌하고 황당해서 고소하고 싶지만 잡을 방법이 없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런 피해가 속출하는데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이 카카오 측에 문제를 제기해도 “기술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카카오 측은 “피해 사례와 관련해 개별 민원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며 “카카오는 닉네임, 프로필 사진을 도용한 사람을 파악하기 위해 신고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친구가 아닌 사람이 보내는 메시지의 경우 채팅방 상단의 신고 버튼을 누른 뒤 고객센터로 신고자의 전화번호를 알려주면 된다”고 덧붙였다.

문제를 인지한 정부도 아직 뾰족한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들여다보고 사후규제 측면에서 접근할 방법이 있는지 검토해볼 것”이라며 “기술적으로나 제도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미래창조과학부와 협업을 통해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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