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도우미’로 일하고 있는 최모(57)씨는 일을 하고 있는데도 근로자로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노동관계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탓이다. 최씨는 4대보험 가입은 생각해본 적도 없다. 유급휴가 제도라는 게 있는지조차 모른다.
정부가 김씨와 최씨의 고민을 풀어줄 방안을 내놓았다. 자녀를 둔 직장 여성들은 이르면 오는 2019년부터 가사 서비스 이용권(바우처)을 사용해 가사 및 육아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가사 서비스 전문회사에 고용된 종사자(가사 근로자)들은 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산재보험 등 4대 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사근로자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26일 밝혔다. 가사 서비스 바우처 제도는 워킹맘 등 이용자가 회사로부터 바우처를 지원받아 전문 업체에 제출하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지금은 직장맘 등 대부분의 가사서비스 이용자들이 직업소개기관이 연결해준 근로자와 사인(私人) 간 계약을 하고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며 “제도 시행으로 전문 가사서비스 제공 기관이 늘어나면 서비스 질이 높아지고 신원 보증, 분쟁 사후처리 등에서 겪는 불편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매년 평가·감독을 거쳐 사업허가 인증을 주고 인증을 받은 업체들은 가사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도록 했다. 이들 업체에 속한 가사 근로자들은 근로기준법 등의 적용을 받고 4대보험 가입도 의무화된다. 유급 휴가는 1년간 근로시간 624시간 이상이면 6일, 468∼623시간은 5일 이상 부여된다. 근로 기간이 1년 미만이거나 1년간 근로 시간이 468시간 미만인 경우 3개월간 117시간 이상 일하면 유급휴가 1일이 주어진다.
하지만 정부의 기대대로 이 제도가 활성화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먼저 기업이 의무사항이 아닌 바우처를 적극 활용할지 의문이다. 또 업체에 고용된 가사 근로자들이 4대보험에 가입하게 되면 소비자 이용 요금이 현재보다 10%가량 오를 것으로 추산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바우처 제도는 기업에 선택지로 주는 것이지 강제할 사항은 아니다”라며 “바우처를 구매해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기업에 세제혜택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유관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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