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방송되는 KBS1 ‘이웃집찰스’에서는 카메룬 출신 난민 복서, 이흑산 씨의 한국 생활 적응기가 전파를 탄다.
▲ 한국 챔피언 난민 복서 이흑산!
복싱 슈퍼 웰터급 한국 챔피언 이흑산 (본명: 아싼). 그는 한국인이 아닌 카메룬 출신의 난민 복서다. 가난한 형편 탓에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운동을 시작했던 아싼. 복싱으로 이름을 알리자 군대에서 발탁 제의가 들어왔다. 좋은 집과 월급으로 스카웃 제의를 받은 아싼. 부패가 심한 카메룬에선 직장 구하기도 쉽지 않은 형편이라 군대 복서가 되기로 했다. 하지만, 군대 복서의 삶은 약속된 것과 달랐다. 한 푼도 지급되지 않는 월급과 대회가 있을 때만 고되게 시키는 훈련이 기다리고 있을 뿐.
군인 소속이라 프로 복싱 대회 출전도 허락되지 않았다. 프로로 성공하면 복싱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군의 허락을 받지 않고 복싱 대회에 출전했던 아싼. 우승을 했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건 군대 감옥. 군대를 무단으로 이탈했다는 이유로 2주간 독방에 감금된 채 구타를 당했다.
군대를 벗어나길 손꼽아 기다리던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2015년 문경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카메룬 복싱 국가대표로 참석하게 된 것. 동료 에뚜빌과 함께 뒤돌아 볼 것도 없이 탈출해 그 길로 서울로 도망쳤다. 그렇게 난민 인정 신청을 했지만, 1차 심사에서 탈락하고 최종 심사만을 남겨두고 있는 아싼. 만약 최종 심사에서도 탈락해 카메룬으로 강제 추방되면, 최소 5년 이상의 징역에서 최고 사형까지 당할 수 있다는데.
혹시라도 세계 챔피언이 되면 한국에 살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절박함 심정으로 링 위에 서는 아싼. 매일매일 절박함 속에서 살아가는 아싼의 한국생활 적응기를 만나본다.
▲ 챔피언은 울지 않는다!
카메룬 군대에서 혹독한 시간을 함께 보냈던 동료 에뚜빌. 문경에서 함께 도망쳐 한국에서의 새 삶을 함께 꿈꿨다. 하지만 난민 신청자기에 6개월 마다 체류 허가를 연장 받아야 하는데 그 시기를 놓치고 만 에뚜빌은 강제추방 명령을 받고 외국인 보호소에 머물고 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에뚜빌의 면회를 가는 아싼. 강제 추방돼 카메룬으로 돌아가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잘 알기에 면회를 올 때마다 가슴이 찢어진다. 다음번 면회에서는 에뚜빌을 볼 수 있을까. 언제 추방될지 모르는 상황 앞에서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는 아싼은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만다.
아싼과 에뚜빌의 사정을 알고 가족처럼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는 한국의 형. 이러 저리 에뚜빌을 구원할 방법을 찾아보고 있는 형이 있어 아싼은 희망을 놓지 않는다.
외로워도 슬퍼도 아무리 힘든 상황이 닥쳐와도 챔피언은 울지 않는다.
▲ 체험 삶의 현장, 한국에서 돈 버는 법!
한국 챔피언이라는 화려한 타이틀, 하지만 현실은 팍팍하기만 하다.
주식은 김밥에 라면! 그리고 체육관에 운동하러 오는 편의점 사장님이 유통기한이 다된 음식들을 가져다주면 든든하게 한 끼를 때우는 아싼.
한국 복싱의 인기가 사그라들어, 복싱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가 어려운 상황. 훈련하는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해 돈을 벌어야만 한다.
하지만, 한국말을 잘 하지 못하니, 할 수 있는 일은 대부분 몸을 쓰는 일들. 한낮에 뜨거운 비닐하우스 안에서 방울토마토를 따고, 배 과수원 농약치기까지. 몸을 사리지 않고 열심히 일한다.
몸이 재산이나 다름없는 아싼, 그는 언제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걸까?
▲ 현실판 쌈 마이웨이? 챔피언이 되는 그날까지!
아싼은 난민 인정 신청자 신분으로 슈퍼웰터급 한국챔피언에 올랐지만 가야할 길은 멀고 넘어야 할 산은 높다!
대회가 없더라도 실전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복싱 선수들과의 연습 경기는 필수. 첫 번째 연습경기로 아싼이 찾은 곳은 한국체육대학교.
체계적인 훈련을 받고 체육 특기생으로 입학한 한체대 체육학과 학생들. 그 중에는 국가대표부터 대학우승자까지 쟁쟁한 실력자들이 수두룩하다.
오늘 스파링 상대는 한체대 4학년, 대학 선수권 우승자인 송주현 선수.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아싼. 좀처럼 공격기회를 잡지 못하고 아쉽게 경기를 마무리 하는데. 지난 스파링때보다 정신적인 면이나, 기술적인 면에서 월등히 좋아졌다는 평을 들었지만 가야할 길이 멀기에 스스로에게 엄격하기만 하다.
복싱 선수로서 링 위에 우뚝 서기 위해, 오로지 복싱에만 전념한 아싼.
두 번째 연습경기 상대는 미국군대에서 정통 복싱을 배운 실력자.
과연 두 번째 연습경기에서는 한국 챔피언이라는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금부터 현실판 쌈 마이웨이가 시작된다.
[사진=K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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