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 더힐’로 상징되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고급 아파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올 하반기에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남동 옛 외국인 아파트 부지개발사업 계획이 확정되면서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레븐건설이 가져간 유엔사 부지도 향후 고급 주거시설로 다시 태어날 예정이다.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용산구청은 이날 디에스한남이 제출한 한남동 외인 아파트 부지(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680-1번지 일원)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에는 서울시 건축위원회에서 개발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외인 부지는 향후 지상 5~9층 9개동, 전용면적 214~273㎡, 총 335가구 규모의 고급 주거시설로 다시 태어날 예정이다. 시공사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롯데건설이 유력하다.
외인 아파트 부지 개발 프로젝트는 고급 아파트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한 한남 더힐의 위상을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2009년 임대아파트로 공급된 한남 더힐은 2011년 준공 후 5년이 지난 지난해 1월부터 법적으로 분양전환이 가능해졌으며 주력 평형인 246~284㎡의 평균 분양가는 5,000만원 초반 수준이었다. 반면 외인 아파트 개발 프로젝트 주체인 대신증권(003540)과 대신에프앤아이는 한남 더힐보다 더 높은 3.3㎡당 평균 5,000만원 중후반대의 분양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신 측은 한남 더힐을 뛰어넘는 고급 아파트를 선보이기 위해 여러 가지 특화 설계를 도입할 계획이다. 우선 고급 아파트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전용면적 85㎡ 중소형 주택이 포함된 한남 더힐과 달리 외인 아파트 부지는 전부 대형 평형으로만 개발될 예정이다. 또 남서·남동향·서향으로 배치된 한남 더힐과 달리 외인 아파트 부지는 전 세대를 남향으로 설계해 주거 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이외 층고도 2.63~2.80m로 한남 더힐(2.48~2.51m)에 비해 더 높게 설계할 예정이며 전 가구당 4.7대(한남더힐은 2.9대)의 주차장을 제공할 예정이다. 고급 주택 전문 분양대행사인 미드미디앤씨의 이월무 대표는 “외인 아파트 부지는 설계를 통해 상품의 장점을 살리고 마감 수준을 높여 승부를 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사업자 측은 풍수지리에 민감한 부유층을 공략하기 위해 풍수지리적 특성도 주요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외인 아파트 부지는 배산임수 지형인데다 거북이가 물을 마시는 형상으로 재물운과 후손운이 가득하다는 영구음수 형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한남동을 비롯한 용산 일대는 외인 아파트 부지 개발 프로젝트와 한남 더힐 외에도 유엔사 부지 개발까지 예정돼 있어 향후 고급 주거시설의 왕좌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일대는 도심·여의도·강남 등 서울 3대 업무권역까지 자동차로 20분이면 이동이 가능한데다 인근에 한남재정비촉진지구와 복합시설조성지구(유엔사부지·수송부), 용산민족공원 등 개발계획 등 각종 호재가 풍부해 주목을 받고 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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