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농가에서 검출된 비펜트린 역시 미국 환경보호청이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이렇게 인체에 해로운 성분이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됐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그것도 두 농가 모두 친환경 농가라니 어이가 없다. 상황이 심각한데도 살충제 농가 주인은 “진드기 박멸에 효과가 좋다는 얘길 듣고 사용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독성물질인지 몰랐다는 항변이지만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파악이 가능한 일이다.
농가 이익만 생각하고 국민 건강은 소홀히 여긴 도덕적 해이라 할 만하다. 농가의 모럴해저드는 방역 문제가 터질 때마다 제기된다. 올 2월 구제역이 11개월 만에 재발했을 때 부실한 백신 접종 탓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구제역 농가의 항체 형성률은 5~19%에 불과했다. 2010년 백신 접종이 의무화됐는데도 농가들이 ‘나 몰라라’한 것이다.
이번에도 정부의 미흡한 농가 관리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방역 시스템에 구멍이 있다면 개선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농가의 도움이 없으면 정부의 역할에도 한계가 있다. 농가의 안일한 방역 마인드가 바뀌지 않는 한 제2, 제3의 살충제 계란 사태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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