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스마트폰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도 절반을 차지하며 모바일 생태계의 절대 강자로 우뚝 서고 있다. 구글이 검색 시장,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웹 브라우저 등에서 1위 사업자로 자리를 굳히면서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구글 종속’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20일 시장조사기관인 스탯카운터가 전 세계 2,500만명의 트래픽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모바일 웹 브라우저 점유율에서 구글 크롬이 50.1%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 과반을 차지했다. 구글은 1년 만에 점유율을 10%포인트 이상 끌어올리며 웹에 이어 모바일에서도 절대 강자 자리를 굳히고 있다.
크롬의 급성장 배경에는 안드로이드 OS에 기본 탑재돼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지난달 기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OS의 점유율은 73.4%로 모바일 기기 4대 중 3대에는 크롬이 탑재돼 있다. 또 빠른 속도와 구글 G메일 및 캘린더 등과의 연동, 웹 브라우저에서 쓰던 환경과 동일한 북마크(즐겨찾기) 이용 등이 장점이다. PC 브라우저에서도 크롬의 점유율은 63.5%로 모바일보다 훨씬 높은 점유율을 자랑한다.
크롬의 화려한 활약상과는 달리 애플 아이폰에 기본 탑재된 ‘사파리’의 점유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사파리는 지난해 7월 18.5%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1년 만인 지난 달에는 17.2%로 오히려 하락했다. 스마트폰 OS 시장에서 애플 iOS 점유율이 18.8%인 것을 감안하면 아이폰 이용자들도 구글 크롬을 많이 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밖에도 알리바바그룹이 개발해 중국과 인도에서 많이 쓰는 UC 브라우저가 15.6%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기본 웹 브라우저로 탑재된 삼성인터넷은 6.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한때 모바일 브라우저 시장의 최강자였던 오페라는 점유율 5.6%로 1년 만에 반 토막이 났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PC용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모바일 브라우저 시장에서도 빠르게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며 “오페라의 점유율 하락에서 알 수 있듯이 특정 시장에 특화된 서비스를 갖추고 있거나 단말기 및 OS 시장에서의 지배력이 없으면 모바일 시장에서도 살아남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모바일 시장에서 구글의 지나친 강세가 결국 독과점의 폐해를 낳을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구글은 모바일 검색 시장에서 95.3%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것을 비롯해 스마트폰 OS 점유율 73.4%, PC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 63.5% 등 압도적인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6월 구글이 검색 분야의 독점적 지위를 통해 불법적인 수익을 거뒀다며 24억2,000만 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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