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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미사일 탄두중량 확대는 시작일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전화통화를 하며 한국의 미사일 탄두중량 제한을 해제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또 북한의 6차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미국의 확고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했다.

미사일 탄두중량 해제는 우리의 숙원사업이자 미사일 주권 확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사거리 800㎞와 무게 500㎏으로 제한된 미사일 지침이 풀리면 북한의 지하벙커를 파괴할 수 있는 독자적 무기체계 개발도 가능해진다. 북한이 6차 핵실험까지 강행하면서 자칭 핵보유국임을 선언한 마당에 우리로서는 최소한의 압박카드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여기에 사드 추가 배치와 참수부대 창설 등 본격적인 대응전략이 가동된 데는 북한에 대한 나름의 경고 메시지가 담겼다고 볼 수 있다.

이제는 북한의 핵 폭주에 맞서 행동으로 결연한 의지를 보이고 다각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때다. 문 대통령이 “북이 절감할 실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듯이 원유수출 금지나 해외인력 송출 제한 같은 제재조치와 별도로 북과 맞설 수 있는 자위력을 서둘러 갖춰야 한다. 그런 면에서 탄도미사일의 탄두중량 확대는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탄두중량을 1톤 이상으로 늘릴 경우 지하 수십m 깊이에 구축된 북한의 지하시설을 파괴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유사시 김정은 등 북한 최고지도부의 은신처를 공격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하지만 미사일 중량 확대는 대북 억지력을 갖추는 것의 시작일 뿐이다. 북한의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으로 북핵 위협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우리 군이 미사일 탄두 능력을 확대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 시간의 갭을 얼마나 빨리 메우느냐가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다. 궁극적으로는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나 핵잠수함 도입으로 ‘공포의 균형’을 맞추는 것도 필요하다. 정부는 더 이상 좌고우면하지 말고 국민적 합의를 통해 한층 강력하고 새로운 대북 억지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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