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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애플 따라잡은 中 화웨이 '강건너 불' 아니다

중국 화웨이가 애플을 제치고 월간 기준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 2위에 올랐다는 소식이다. 화웨이는 6월에 이어 7월에도 두 달 연속 10%를 웃도는 판매 점유율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애플을 넘어서는 이변을 연출했다.

화웨이의 약진은 아이폰8 출시를 앞둔 반사이익의 영향도 있겠지만 애플을 턱밑까지 따라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화웨이는 2·4분기 점유율을 10.7%까지 끌어올리며 애플과의 격차를 0.7%포인트까지 좁혔다. 매출의 10%를 연구개발(R&D)에 쏟아붓고 세계 각국에 R&D센터를 세우는 등 끊임없는 혁신활동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화웨이는 한발 더 나아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칩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이뿐이 아니다.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생산도 중국이 올해 1위로 올라선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파상공세에 글로벌 대기업들이 정신을 차릴 수 없다는 하소연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 ICT의 약진은 기업의 과감한 도전과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어우러진 ‘2인3각’ 전략 덕택이다. 중국 정부는 강력한 신산업육성정책을 내놓고 기업들은 막대한 보조금에 힘입어 신기술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정부 차원의 4차 산업혁명 청사진조차 마련하지 못한 채 예산 지원을 줄이고 R&D에 대한 세제 혜택까지 축소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리더십 공백이 길어지면서 미래 투자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은 “기술 변화가 워낙 빨라 배가 가라앉는 것은 순식간”이라며 “미래가 무섭고 두렵다”고 토로했다. ICT 분야는 다른 제조업과 달리 혁신과 투자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언제라도 후발주자에 추월당하기 마련이다. 화웨이는 2021년까지 삼성을 제치고 휴대폰 시장 1위에 오르겠다고 선언해놓은 상태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기업과 정부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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