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협동조합의 이자·배당 비과세 금액이 내년에 6,000억원을 돌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민을 지원한다는 정책 목적에서 벗어나 나랏돈의 흐름이 왜곡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에 협동조합 등 예탁금에 대한 이자소득 비과세 규모는 6,369억원으로 예상된다. 올해 전망치인 5,948억원보다 421억원 불어났다. 올해 정부의 조세 지출액(감면) 상위 20위였던 예탁금 지원 규모는 내년에 19위로 올라선다. 지난해에는 5,673억원으로 순위권 밖이었다.
현재 농업협동조합과 신용협동조합·새마을금고 같은 협동조합 조직은 1인당 3,000만원까지 예탁금에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시중은행에 예금하면 이자소득세로 15.4%(농어촌특별세 1.4% 포함)를 내는데 조합에서는 농특세만 내면 된다. 1인당 1,000만원까지는 배당소득세도 없다. 이 두 항목을 더한 금액이 내년에 6,000억원을 넘는 셈이다.
정부도 농어민 지원보다 중산층 이상 계층의 재테크 수단으로 쓰이는 문제점은 알고 있다. 2015년 기재부와 금융위원회는 오는 2019년부터 세금을 5%, 2020년부터 9%를 과세하는 식으로 체계를 바꾸려 했지만 협동조합의 강력한 로비로 국회 논의 과정에서 무산됐다. 내년에 일몰(3년 만기)이 다시 돌아오는데 벌써부터 현행유지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기재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당 쪽에서 이미 협동조합 예탁금 비과세는 손대지 않기로 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협동조합 비과세는 2금융권인 협동조합으로 예금을 몰리게 해 가계부채를 급증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014년 말 426조3,000억원이던 협동조합의 수신액은 6월 말 현재 517조8,000억원으로 90조원 이상 늘어났다. 금융위가 2014년 신협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예금액 중 비과세 예탁금 비중이 30%대였다. 이를 고려하면 지금도 155조~170조원 안팎이 비과세 혜택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저금리 탓도 있지만 협동조합에 비과세 혜택을 계속 줄지 근본적으로 검토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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