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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외환위기 수준으로 추락한 청년 일자리

청년실업률이 좀처럼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15~29세 청년실업률은 9.4%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1% 포인트 올랐다. 8월 기준으로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청년 체감 실업률도 21.5%에서 22.5%로 뛰면서 1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취업자 증가폭은 2013년 2월 이후 가장 작은 21만2,000명에 그쳤다. 대부분 연령대에서 취업자 수가 줄었지만 50~60대는 31만명 이상 늘어 예외였다. 일하고 싶은 청년은 취업하지 못하고 쉬어야 할 고령층은 계속 일해야 하는 아이러니다. 문재인 정부가 공약 첫 순위에 올려놓은 일자리가 아직 미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게 됐다.

상황이 나아지리라 기대하기도 힘들다. 기업들로서는 고용을 늘릴 여력도 의지도 없다. 정년연장에 최저임금 인상까지 돈 들어갈 일은 많아지는데 경기는 하반기에도 침체의 골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판이다. 게다가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0)’ 공약은 가뜩이나 좁은 취업관문을 더욱 좁혀놓았다. 지난달 취업단념자가 48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6만2,000명 늘어난 이유다. 여기에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6차 핵실험으로 한반도 긴장이 높아지는 돌발변수까지 가세했다. 2009년 1·4분기 이후 가장 낮은 71.6%에 머무르고 있는 제조업 가동률이 더 떨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정부는 청년실업 완화 해법 중 하나로 공무원과 공기업 채용 확대를 내세웠다. 공공 분야를 일자리 불쏘시개로 만들겠다는 의도지만 70만명에 달하는 취업준비생들만 양산했다. 정부가 오히려 청년 실업을 부추긴 꼴이다. 정석대로 가야 한다. 기업이 투자를 확대하고 생산을 늘려 채용을 제고할 수 있도록 정부가 뒷받침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무리한 정규직 전환, 규제 강화 등은 오히려 기업활동 위축을 초래해 채용시장에 역효과를 낼 따름이다. 기업과 일자리는 동전의 양면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라는 점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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