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통상 퇴행성 신경계 뇌질환으로 분류된다. 치매를 일으키는 질병은 80여종으로 이 중 대표적인 것이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이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초기에 기억력·판단력·계산력 등에서 장애가 발생한 뒤 운동능력을 완전히 상실한다. 반면 파킨슨병은 뛰거나 걷는 것에 장애가 나타나면서 운동능력을 서서히 잃어간다. 파킨슨 치매가 악화돼 훗날 환청이나 환시 같은 인지기능 장애까지 동반하면 루이체 치매로 분류한다.
치매의 주요 발병 원인으로 알츠하이머 치매가 70%에 달한다. 이어 혈관성 치매(15%), 루이체 치매(10%), 파킨슨·전두엽 치매(5%) 순으로 치매를 일으킨다. 이 때문에 바이오제약기업들은 치매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 치료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치매 치료는 크게 약물적 치료와 비약물적 치료로 나뉘는데 드물지만 완치가 가능한 경우도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개발 중인 치매 치료제는 500여종에 달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상용화에 성공한 제품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복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에자이의 ‘아리셉트’를 비롯해 노바티스의 ‘엑셀론’, 얀센의 ‘라자딘’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마저도 치매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늦추는 수준이어서 근본적인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다.
치매 치료의 새로운 장을 열어젖힐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제품들이 최종 문턱에서 고배를 마시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차세대 치매 치료제로 기대를 모았던 화이자의 ‘바피네주맙’과 일라이릴리의 ‘솔라네주맙’이 임상 3상에서 실패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 가장 앞선 치매 치료제로는 최근 임상 3상에 돌입한 아스트라제네카의 ‘AZD3293’이 꼽히고 국내에서는 젬백스(082270)앤카엘과 네이처셀·차바이오텍(085660)·대화제약(067080) 등이 치매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모니터헬스케어에 따르면 글로벌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시장은 지난 2015년 31억달러에서 오는 2024년 126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기웅 국립중앙치매센터장은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키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은 치매 증상을 느끼기 10년 전부터 뇌에 쌓이기 시작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초기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신약 임상시험을 진행한다”며 “치매를 최대한 빨리 발견할수록 치료 확률이 높아지므로 조금이라도 이상 증세가 있으면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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