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I)에 의한 자기조직화 혁명이다. 인공지능에 의해 최적화된 예측과 맞춤은 의료 서비스의 새로운 차원을 열어가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시작이 연결의료(connected healthcare)라면 마무리는 지능의료(smart healthcare)라고 할 수 있기에 디지털 헬스케어는 ‘데이터로 연결된 지능 기반의 건강관리’로 정의하면서 논의를 시작한다.
4차 산업혁명의 자기조직화 과정은 인간이 ①오감으로 인지한 데이터를 ②대뇌피질에 저장하고 ③전두엽에서 해석해 ④행동하는 것과 같은 4단계로 구성된다. 즉 ①오감에 해당하는 사물인터넷(IoT)과 생체인터넷(IoB)이 데이터를 수집해 ②대뇌피질에 해당하는 클라우드에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③전두엽에 해당하는 인공지능의 예측과 맞춤의 결과를 ④각종 아날로그화 기술로 현실화하는 과정이 인공지능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과정이다.
예를 들어 재미교포인 제임스 박이 설립한 유니콘 기업 핏빗(Fibit)은 ①웨어러블 기기에서 맥박·운동량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②클라우드에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③인공지능이 분석해 최적의 건강관리를 예측해 ④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제 인공지능이 기여할 다양한 미래 스마트 헬스케어를 검토해보기로 하자.
우선 영상인식에서 인공지능은 이미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피부 영상진단의 경우 인공지능은 인간의 한계를 10% 정도 앞서는 90% 이상의 정확도를 구현했다. 유방암 검사의 경우에는 20% 이상의 정확도를 보여준다고 한다(medium.com). 인공지능은 생체신호 분석에서도 탁월한 실적을 내고 있다. 심전도 신호를 분석해 심장마비의 위험을 찾아내는 진단 서비스가 도입되고 있다. 이제 영상의학 영역에서는 인공지능을 진단 보조로 활용하는 다양한 기업 서비스가 널리 확산되고 있다.
진료보조 영역에서 IBM왓슨과 구글의 딥헬스는 방대한 의학자료를 학습해 의사들을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오랜 세월에 걸쳐 육성하던 전문의 교육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방대한 지식 습득을 위해 지나치게 세분화됐던 의학교육이 인공지능을 보조기능으로 활용하면서 다시 감성과 소통을 중심으로 하는 종합주치의 중심으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계산기가 등장하면서 인간의 능력 평가에서 계산능력은 배제됐다. 검색 포털이 등장하면서 도서관의 사서 기능이 전환됐다. 이제 의사의 역할 자체에 대한 재정의가 4차 산업혁명 시대 전문가의 미래에 던지는 숙제가 아닌가 한다. 결국 개별지식은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인간은 종합판단과 소통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로봇을 통해 수술 영역에 진입했다. 과거의 로봇수술이 단순 자동화라면 미래의 로봇수술은 스스로 학습하는 자기조직화 과정으로 진화할 것이다. 간호로봇은 미래 초고령화 시대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현재와 같은 요양병원 구조는 급증하는 간호인력 비용을 수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결국 대화와 인체 능력 증강 역할을 하는 간호로봇이 방대한 간호인력을 대체해줘야 국가 재정이 지속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은 병원의 구매·인사·재무 같은 관리에서도 스스로 최적화하는 학습형 진화를 하게 될 것이다. 병원 전체의 경험이 모여 집단지능을 형성하는 학습조직이 된다는 의미다. 인공지능은 보험관리에서도 최적의 보험상품 선정과 개발 그리고 보험사기 적발과 같은 최적화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그리고 신약과 신의료기기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자기조직화되는 미래 의료는 의료의 민주화를 가능하게 한다. 제한된 전문인력의 한계를 넘어 아프리카에도 한국과 같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최대 산업인 디지털 헬스케어는 인공지능 혁명으로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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