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일 년 만에 주인을 찾은 보바스기념병원(법인명 늘푸른의료재단)이 이르면 다음 달 중 회생절차를 종결한다. 무상출연과 대여 등으로 의료법인을 우회적으로 인수하는 안에 대해 논란이 분분했지만, 서울회생법원이 문제없다는 입장을 피력, 무사히 법정관리를 졸업하게 됐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다음 달 중 이사회 추천 인사를 구성한 뒤 주무부처 성남시보건소에 이사 선임을 보고할 계획이다. 이 절차가 끝나면 회생계획안에 따라 채무변제가 진행되면 한 달 내로 회생절차가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늘푸른의료재단은 지난해 6월 전임 이사장의 무리한 투자와 방만경영 등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당시 법정관리를 신청하며 ‘인가 전 M&A’를 하겠다는 조건을 붙였다. 이 때 진행된 인가 전 M&A에서는 호텔롯데가 2,900억원이라는 가격을 적어내며 10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인수 과정은 순탄치 못했다. 호텔롯데는 2,900억원 중 600억원은 재단에 무상으로 출연하고 나머지 금액은 대여금 형식으로 투입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또한 보바스 병원을 운영할 이사회를 구성하는 구조를 택했다.
하지만 현행 의료법에 따라 의료법인을 사고파는 행위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늘푸른의료재단의 허가와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경기도 성남시도 우려를 표명했고, 복지부 또한 반대 의견을 피력해왔다. 이에 따라 관계인집회, 회생계획안 인가 등이 미뤄지며 잡음이 발생했다.
호텔롯데는 공익적인 목적에서 보바스병원 인수를 추진하는 것이며, 서비스업과 재단 운영 노하우 등을 접목해 병원을 세계 최고수준의 재활병원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향후 5년간 총 2,9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무상출연과 낮은 금리 수준인 1.95%로 빌려주는 조건을 내세웠다. 결국 지난 19일 열린 관계인집회에서 유암코, 서울보증보험 등 담보채권자가 100%, 회생채권자가 78.77% 동의를 한 회생계획안이 이틀 뒤 서울회생법원 제14부의 인가로 9부 능선을 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재판부는 호텔롯데가 늘푸른의료재단의 임원을 추천할 권한을 갖게 된다고 하더라도 의료기관 개설·운영의 주체에 변동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판다했다”며 “다만 임원선임보고, 재산증가보고 등과 같은 사후 인허가 사항에 대한 주무관청의 인허가 절차가 남아 있는데, 복지부, 성남시 등이 부정적인 의견을 재차 피력한 탓에 막판 잡음이 발생할 수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보바스병원의 채권은 총 887억원이다. 회생담보권은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서울보증보험이 보유한 640억 원, 회생채권은 229억 원, 조세채권은 18억 원이다. 보바스병원은 유암코와 서울보증보험의 채권 원리금을 전액, 대여채권·구상채권·상거래채권 등의 회생채권 전액을 현금 변제할 예정이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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