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지지 않는 국내 경제사정과 맞물려 10월 위기설까지 고개를 들고 있으니 걱정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1997년의 외환위기가 재발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들린다. 우리 경제가 중대기로에 직면했다는 얘기다. 외환위기를 겪은 전직 경제관료들이 바라보는 한국 경제의 현실은 살얼음판 그 자체다. 서울경제신문이 최근 만난 전직관료들은 “현재 상황이 20년 전보다 좋지 않다”고 이구동성으로 지적했다.
해외에서도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세계적으로 부채와 유동성이 증가하면서 새로운 글로벌 금융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을 넘어 글로벌 경제 전체가 요동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급박한 상황임에도 정부는 정작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기업의 기를 살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는커녕 기업 발목을 잡는 정책을 쏟아내기 바쁘다. 노동개혁 등 구조개혁은 지지부진하다.
북핵 위기가 고조되는 와중에도 적폐 청산을 이유로 과거사 의혹을 캐는 데 열심인 국방부를 보면 경각심이라도 있는 건지 의문이 들 정도다. 이러니 ‘코리아 패싱’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안팎 악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한국 경제가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때다. 적폐나 과거 청산에 몰두할 여유가 없다. 미래를 위한 구조개혁과 안보전략 수립에 나서는 것이 지금 정부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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