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그런게 있었어?”
삼성전자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사용하다 보면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무심코 넘어가는 소리들이 있다. 연필·형광펜으로 종이에 낙서하거나 노트를 넘기는 소리, 지갑에서 카드를 뽑거나 부딪히는 소리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리가 대표적이다. 최근 서울 서초구 우면동 삼성전자 서울 연구개발(R&D) 캠퍼스 내 사운드랩에서 만난 무선사업부 UX혁신팀 소속 이윤재 책임·김성민 선임 디자이너는 “소비자들이 효과음을 인지도 못하고 넘어간다는 것은 그만큼 소리가 자연스럽고 익숙하다는 뜻”이라며 “그런 일상적인 소리를 많이 발굴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지난달 15일 출시된 갤노트8은 단순 스펙 업그레이드 보다는 ‘즐거운 경험’을 살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렇게 추가된 기능이 바로 사진 찍는 즐거움을 더한 ‘라이브 포커스’나 인공지능(AI) 빅스비와 연동되는 S펜, 손글씨로 ‘움짤(애니메이션 형식 이미지 파일)’을 만들 수 있는 라이브 메시지 등이다.
이런 콘셉트와 맞게 새로 추가된 음향도 역대 제품들보다 가볍고 경쾌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버블 비트·해피 정글·키친 믹스 등 벨소리 3종과 비트박스·펜 비트 등 알림 소리 2종이다. 모두 각 분야에서 ‘최고’ 실력가라고 불리는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국내 최초로 비트박스 앨범을 낸 가수 투탁이 입으로 다양한 효과를 연출하고, 한 TV프로에서 ‘펜 비트 달인’이라고 소개된 중학생 최진영 군이 S펜을 이용한 드럼 사운드를 선보였다. 프로듀싱은 일본 최고 비트박서로도 불리는 ‘아프라’와 팀을 이뤘던 유명 전자오르간 연주가 터커씨가 맡았다. 미국 버클리음대 졸업 후 국내 엔터테인먼트사에 몸 담았던 이 책임연구원과 JYP 엔터테인먼트 출신인 김 선임연구원 등 내부 직원을 포함해 전문가 10여명이 머리를 맞댔다.
이 책임은 “갤S8은 그래픽 디자인에 집중하다 보니 음향도 좀 무겁고 진지한 면이 많았다”면서 “갤노트8은 지금까지 사운드 디자인 업무를 하면서 만들어낸 그 어떤 음향 효과보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창의적이고 재밌는 소리를 담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선임도 “펀(fun·재미)한 느낌을 주기 위해 S펜이나 비트박스로 소리를 만들었다”며 “최고 실력가들답게 서로 아이디어를 내고 시너지가 발휘되면서 생각보다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고 소개했다.
가수 투탁 역시 이번 작업에 참여하면서 후회 없을 정도로 실력을 뽐냈다고 한다. 투탁은 “자신있는 리듬뿐 아니라 낼 수 있는 모든 소리는 모두 녹음을 했다”며 “휴대폰과 콜라보한 비트박서들은 항상 그 세대 최고 실력가들이었는데, 이번엔 내 차례가 왔다는 게 너무 행복했다”고 말했다. 투탁은 기본적인 드럼이나 아카펠라 음향은 물론 황소개구리·색소폰·폭발음 등 다양한 음향을 연출했다.
김 선임은 “비트박스나 펜 비트가 그랬듯 실력 있는 아티스트는 예상치 못한 새로운 곳에서 등장한다”며 “앞으로도 제품에 좋은 소리를 넣기 위해 계속해서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권용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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