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 지 43년이 넘어 재난위험시설로 지정된 관악구 ‘강남아파트’가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의 지원으로 정비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서울시는 SH공사를 공동사업시행자로 참여시키고 최근 현대엔지니어링을 시공사로 선정해 지난 22년간 표류했던 강남아파트 재건축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25일 밝혔다.
구로디지털단지역 주변에 위치한 ‘강남아파트’는 1974년 준공됐다. 1995년 조합이 설립됐으나 사업성 부족,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4차례나 시공자가 사업을 포기했고 부실한 조합운영으로 각종 소송 등이 난무해 22년이간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데 애를 먹었다.
특히 이 아파트는 2001년 안전등급 D등급을 받아 재난위험시설로 지정관리돼왔다. 건물 곳곳에 균열이 발생하고 설비도 노후화 돼 많은 주민들이 이주했으며 아파트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는 실정이어서 거주민들은 열악한 주거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서울시는 더 이상 이런 상황을 방치할 수 없어 SH공사 등을 사업의 공동사업시행자로 참여시켜 통상 4~5년 걸리는 시공자 선정을 6개월 만에 완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시와 관악구청은 각종 인·허가 등 행정적 부분을, SH공사는 투명한 조합 운영 유도, 초기 사업비 대여,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연계형 정비사업 도입 등을 통한 사업비 직접 조달 등을 각각 지원했다.
시공사로 선정된 현대엔지니어링은 강남아파트를 허물고 7개동 1,143세대로 재건축하게 된다. 아파트 층수는 29∼35층으로 높아진다. 조합원분 744가구를 제외한 273가구는 임대사업자인 서울투자운용주식회사에 일괄 매각돼 뉴스테이로 활용된다. 나머지 126가구는 SH공사가 매입해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조합원분을 제외한 주택을 임대사업자에게 매각한 덕분에 안정적으로 재건축 사업비를 조달할 수 있었다.
공사비도 대폭 낮췄다. 초기사업자금을 민간 시공사가 아닌 서울시-SH공사가 직접 조달하기 때문에 공사비를 평당 100만원 이상 내렸다. 지난 21일 조합총회에서 선정된 시공사가 제시한 금액은 제곱미터(㎡)당 121만원(400만원/평당)으로 최근 서울시 재건축 사업장의 평균 공사비 152만원/㎡(501만원/평)과 비교하면 평당 약 100만원 이상 낮다.
정유승 서울시 주택건축국장은 “앞으로도 민간에서 자체 추진하기 어려운 사업자에 대해서는 공공의 참여를 확대해 시민들의 안전한 주거환경을 보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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