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첫 방송됐던 KSB2 드라마 ‘오바이금비’부터 SBS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 그리고 ‘언니는 살아있다’까지, 그야말로 쉴 틈 없이 작품을 소화하면서 달려온 것이다. 쉴 새 없이 달려온 만큼 지칠 법도 하지만, 도리어 오윤아는 작품을 통해 힘을 얻는다며 밝은 웃음을 보여주었다.
최근 오윤아가 선택한 세 작품 속 그녀가 선보인 캐릭터들의 성격은 그야말로 천차만별, 각양각색이었다. ‘오 마이 금비’에서는 미워할 수 없는 철부지 엄마의 유주영 모습을 보여주었던 오윤아는 이후 ‘사임당’에서는 질투와 야망의 화신 휘음당 최씨로 변신하더니, 이후 ‘언니는 살아있다’에서 모성이 가득한 김은향의 옷을 입었던 것이다. 접점이 전혀 없는 세 캐릭터였지만, 오윤아는 출연했던 작품마다 안정적인 연기를 바탕으로 전혀 다른 매력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언니는 살아있다’를 통해 데뷔 후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오윤아는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기분이 좋다”며 밝게 웃었다. 그런 그녀와 함께 ‘언니는 살아있다’에 대한 못다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언니는 살아있다’에서 김은향을 연기하면서 감정소모가 많았을 것 같아요.
“힘들기는 했어요. 계속 눈물연기를 하다 보니 목도 가고 눈도 많이 부어있었고, 컨디션적으로도 힘든 부분이 있었죠. 그래도 억지로 쥐어짜는 느낌으로 연기하지는 않은 것 같아서 만족해요. 비록 체력적으로 힘들었을 때도 있었지만, 대본에 맞게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연기를 한 것 같아서 뭐랄까 성취감이라고나 할까, 희열을 느꼈을 때가 종종 있었거든요. 개인적으로 만족하는 장면들이 몇몇 있었어요.”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운 신이 있다면?
“가장 만족스러운 신보다는 표현이 잘 됐다고 생각하는 신이 있는데, 바로 아이가 죽고 오열을 하는 장면이었어요. 극 초반 아이가 죽었잖아요. 연기하기 전에는 이를 잘 표현될 수 있을까, 극 초반이라서 어색하지 않을까 싶어서 걱정을 했었거든요. 심지어 첫 신이었어요. 장례식장에서 우는 신도 기억에 오래 남았어요. 아무래도 제가 실제로도 엄마다 보니 이입이 빨리 된 것 같아요.”
‘언니는 살아있다’에서 오윤아가 보여준 연기력에 대한 호평이 정말 많았어요. 이번에 연기를 하면서 받았던 칭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처음부터 끝까지 은향이로 있었다’는 칭찬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었거든요.(웃음)”
‘언니는 살아있다’를 향한 안방극장의 반응이 뜨거웠어요. 실감 하시나요?
“사실 저는 댓글에 크게 신경쓰지 않은 배우인데, 이번 역할이 아무래도 사랑을 받아야 하는 캐릭터다보니 저도 모르게 보게 되더라고요.(웃음) 좋은 반응들이 들려서 기뻤어요. ‘언니는 살아있다’ 인기를 체감한 적이 있는데, 하루는 운동을 나갔다가 거기서 만난 사람들로부터 ‘드라마 잘 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었거든요. 그리고 초등학생 시청자들도 무척 좋아해 주셔서.(웃음) 아 이드라마가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들이 볼 수 있는 작품이구나 싶었죠. 기분이 좋았어요.”
‘언니는 살아있다’에서 김은향의 전 남편 추태수(박광현 분)의 경우 초반 ‘나쁜 남자’에서 뒤로 갈수록 ‘웃긴놈’으로 변모하면서, 박광현 씨가 코믹한 연기를 많이 보여줬어요. 시청자의 입장으로서 추태수의 연기를 볼 때마다 웃겼는데, 함께 연기하는 배우 입장으로서 힘들었을 때가 많았을 것 같아요.
“정말 많이 웃었어요. 특히 마지막 연기할 때 너무 웃겨서 참느라고 고생도 많이 했었죠.. 하하. 극중 추태수를 보면 ‘어휴 저 진상’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되는 신들이 정말 많았잖아요. 그 와중에 광현오빠가 이러한 부분을 더 재미있게 만들어 오니 정말 많이 웃었어요. 그래서 많이 때렸어요, 그만 좀 하라고.(웃음) 극중에서 맞는 장면도 많았고요. 처음에는 싫다고 하더니 점점 더 잘 맞더라고요. 어떤 역할이든 호감이 가야 하는데, 광현 오빠의 경우 뒤늦게 호감을 받아서 참 다행이다 싶었죠.”
연기를 진지하게 해야 될 때도 많았는데, 박광현 씨가 너무 웃기다보니 감정 잡기 힘들었던 순간도 있었을 것 같아요.
“초반에는 조금 그랬던(감정잡기 힘들었던) 지점이 있었죠. 은향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날이 선 캐릭터였잖아요. 그래서 광현 오빠의 연기와 상관없이 저에게 집중했어요. 너무 웃길 때는 오빠의 얼굴을 안 보려고 노력하기도 했었죠. 물론 카메라 밖에서는 엄청 웃었어요.(웃음)”
‘언니는 살아있다’에서 인상적이었던 것 중 또 하나가 바로 손여은씨와의 케미였어요.
“사실 저희는 의도한 것이 전혀 없었어요. 여은이와 둘이서 ‘우리의 케미가 잘 살아야 해’라면서 설정한 것도 없었죠. 극중 세경(손여은 분)이 은향이 무릎 위에서 죽었잖아요. 따지고 보면 세경이는 은향이의 가정과 행복을 깨뜨린 장본인인데…처음 연기하기 전에는 ‘많은 사람 중에 왜 내 무릎위에서 죽지?’싶은 생각이 살짝 들기도 했었어요. 처음에는 악연으로 시작한 은향과 세경이지만, 그 안에서 우정이 생긴 거죠.
김은향과 구세경의 워맨스는 처음부터 있었던 부분이었나요, 아니면 중간에 인기가 생기면서 갑자기 형성된 건가요?
“‘언니는 살아있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시놉시스 그대로 갔던 드라마였어요. 중간에 통으로 내용이 바뀌거나 했던 부분도 없었고 모든 것이 스토리대로 갔었죠.
김은향과 구세경의 워맨스가 강조되면서, 조환승(송종호 분)과의 러브라인이 많이 죽었어요.
“은향이의 경우 복수를 위해서 세경의 남편인 환승에게 접근을 했지만 따뜻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고, 분명 둘 간에 사랑을 느꼈을 거에요. 하지만 그렇다고 은향과 환승이 사랑을 나누기에는, 세경이와 은향이의 관계가 무척이나 끈끈했죠. 제가 생각하는 은향의 성격상 세경이 죽은 뒤 은향은 그녀에 대한 의리를 지키기 위해 환승과 끝내 사랑을 나누지 않고 친구로 남았을 것 같아요.”
손여은씨와 호흡이 정말 좋았어요. 얼마나 좋았는지 사람들 사이 2017년 SBS연기대상에서 김은향-구세경이 강력한 베스트커플상 후보로 꼽힐 정도에요.
“그 이야기 듣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감사한 일인데, 당황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웃기기도 해요. 베스트커플상은 10대 아이돌만 받을 것만 같았는데. 상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안 될 수도 있으니 기대는 안 하려고요. (웃음)”
베스트커플상 뿐 아니라 연말 시상식에서 좋은 상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상은 기대하면 안 되겠더라고요. 앞서 말한 것처럼 저는 상 욕심이 없는 배우는 아니에요. 다만 기대를 안 하는 것이 편하니, 욕심 부리지 않으려고요. 욕심을 부렸는데 못 받으면 괴롭지만, 기대를 안 할 경우 받으면 좋은 거고, 못 받아도 괴롭히지 않으니까요. (웃음)”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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