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결과는 인터넷 정보와는 딴판이었다. 혈당이 전혀 조절되지 않아 병원을 급히 찾았다. 인슐린 과다투여로 ‘글리코겐 침윤 간병증’이 발생했다는 진단을 받았다. 많이 먹고 높은 단위의 인슐린 주사를 맞으면 피하지방층 세포들이 커지고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기 때문에 개인별 용량 조절이 필수적이다.
K씨는 자신의 무지와 잘못된 정보 때문에 아이 건강을 해쳤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 이후 대한당뇨병학회 홈페이지 교육자료 등을 챙겨 보고 환우회에 가입해 본격적인 당뇨병 공부에 들어갔다.
제1형 당뇨병은 주로 어린이나 청소년기에 바이러스 감염, 자가면역기전 등에 의해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되면서 발병한다. 우리나라에는 3만~4만명(18세 미만 약 5,000명)가량의 환자가 있다. 인슐린 분비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거나 전혀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매일 서너 번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식사 때 엄마가 학교·유치원 등에 찾아가 인슐린 주사를 놓는 경우도 적지 않다.
김재현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하루 몇 차례 손끝 채혈과 인슐린 주사로 혈당을 정상에 가깝게 조절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번거로운 일”이라며 “선진국들처럼 연속혈당측정기나 인공췌장 기능을 가진 인슐린 펌프 같은 첨단기기들에 건강보험을 적용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어린 나이에 당뇨병을 앓기 시작하면 비교적 젊은 나이에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커 체계적이고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식사량·운동량에 따른 인슐린 용량 조절, 올바른 투여법 등을 전문가로부터 잘 교육받아야 한다.
남효경 고려대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부모와 아이 모두 관리만 잘하면, 친구들보다 좀 더 자신의 몸을 소중히 하고 아끼면 건강한 아이들과 다름없이 지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며 “3개월마다 병원을 방문해 당화혈색소를 측정하고 췌장 기능과 고지혈증·합병증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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