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을 맡고 있는 한성숙(사진) 네이버 대표가 내년부터 국회·정부를 비롯해 소상공인 등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더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네이버와 카카오(035720) 등 인터넷 기업이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집단)에 지정되고 뉴스 편집 문제로 총수와 최고경영자(CEO)가 국정감사에 출석하는 등 올해 다양한 이슈에 직면했던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5일 인터넷기업협회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 공동 주최로 강남 ‘넥슨 아레나’에서 열린 ‘스타트업·인터넷 기업인의 밤’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올해 유독 (네이버 등 인터넷 기업을 향한) 많은 관심과 불만을 (외부로부터) 느꼈다”면서 각종 현안에 대응했던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진솔하게 밝혔다.
실제 네이버는 올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준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뒤 동일인(총수)으로 이름을 올린 이해진 창업자(전 이사회 의장)이 회사 설립 18년 만에 처음으로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로부터 집중 질타를 받는 등 곤욕을 치렀다. 특히 이에 앞서 진경준 전 검사장 딸의 인턴 채용 비리 의혹과 프로축구연맹의 청탁을 받고 비판 기사를 내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도덕성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 대표 본인 역시 이 같은 문제로 국감에 처음 출석했다.
한 대표는 “내부적으로도 문제로 어려움이 많았는데 구글과의 (갈등) 관계 문제도 나와서 힘들었다”면서 “다가오는 새해에는 편리한 서비스를 처음 만들었던 때처럼 외부와 소통하는 한 해를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구글은 최근까지 세금 납부 등 외국계 기업의 ‘역차별 이슈’를 두고 가시 돋친 설전을 벌였다.
그는 이어 “네이버가 많은 돈을 벌면서 ‘그 수익이 어디에서 온 것이냐’는 지적을 받는데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갈등과 문제를 부드럽게 풀어야 하는 문제를 고민하게 된다”면서 “특히 정보기술(IT) 업계 특유의 어려운 단어를 쓰면서 이해관계자를 설득해내지 못하는 상황은 극복해야 할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한 대표의 기조연설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영상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이 4차 산업혁명이라는 큰 물결 앞에 다시 섰다”면서 “가장 혁신적이고 진취적인 인터넷 기업인 여러분이 경제 발전에 앞장서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을 맡은 김봉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대표를 비롯해 임지훈 카카오 대표, 김용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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