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4일 중국 인민대회당 소예당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내외와 ‘한중 문화교류의 밤’ 행사에 나란히 참석했다.
한국 대통령의 국빈 방중을 계기로 한중 양국의 정상 내외가 함께 별도의 문화공연을 관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공연은 문 대통령의 국빈 방중으로 한중 간 우의를 돈독히 하는 한편, 양국 문화교류의 새로운 출발이 되기를 바라는 뜻을 담아 문화체육관광부와 중국 문화부가 공동으로 준비했다.
공연에는 연주자와 성악가 등 양국의 예술인들이 한 무대에 올랐다.
그동안 양국의 정상방문을 계기로 한 문화공연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한중 예술인들이 함께 공연한 사례 역시 처음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한중 문화교류의 밤 행사에 앞서 문 대통령은 인민대회당 금색대청에서 시 주석과 국빈 만찬을 했다.
두 정상은 만찬에서 개인적인 대화를 주고받는 등 각별히 우의를 다지는 모습을 보였다.
만찬을 마친 후 문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함께 소예당으로 이동해 양국이 초청한 주요 인사 600여 명과 공연을 관람했다.
한중 수교 25주년을 기념하는 뜻도 함께 담아 열린 이날 공연에는 우리나라의 유명 작곡가 겸 프로듀서인 김형석 씨와 중국의 중앙음악학원 원장인 위펑 씨가 양국을 대표해 예술감독으로 참여했다.
청와대는 “두 예술감독이 연주곡의 선정, 편곡, 공연에 사용될 영상·조명까지 모든 작업을 함께했다”며 “한중 수교 25주년을 축하하고자 공동으로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공연에서는 중국 국가교향악단의 수석 지휘자인 리신차오의 지휘 아래 우리나라의 KBS 교향악단이 연주를 맡았다.
리신차오는 뉴욕 링컨아트센터 등 전 세계의 유명한 공연장을 돌며 지휘한 중국이 자랑하는 대표적 지휘자로, 부산 시립교향악단 수석 지휘자를 지낸 바도 있어 이번 연주의 지휘 제안을 즉석에서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연의 첫 번째 곡은 양국의 희망찬 미래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은 쇼스타코비치의 ‘축전 서곡’이었다.
이어 조선족 동포가수 비안잉후와가 우리나라의 민요인 ‘아리랑’을 불렀고 중국을 대표하는 젊은 테너 왕추안위에는 ‘사랑해, 중국’을 불렀다.
우리나라의 유명 바이올리니스트인 신지아 씨는 중국 전통 가극 ‘호접몽’을 바탕으로 한 협주곡인 ‘나비연인’을 연주했다.
소프라노 임선혜 씨가 우리 가곡 중 아름다운 선율을 자랑하는 ‘강 건너 봄이 오듯’을 열창한 데 이어 KBS 교향악단이 중국 중앙민족악단 비파 연주가이자 배우인 자오총과 당나라 궁궐을 묘사한 ‘실크로드’를 협연했다.
피날레 무대에서는 공연 출연자 전원과 우리나라의 리틀엔젤스 예술단, 중국의 중국음악학원 부중학교 소년 합창단이 무대에 올라 중국의 ‘모리화’를 합창했다.
모리화는 중국에서 제2의 국가로 불리는 대표적 민요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과 시상식의 배경음악으로도 쓰였다.
문 대통령은 양국을 대표하는 음악가들의 협연으로 만들어낸 공연을 높이 평가하면서 이번 공연을 계기로 한중의 우호 관계가 돈독해지고 문화교류도 활성화하길 기대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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