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 전당 IBK챔버홀. 클래식 아이돌의 탄생을 알리는 리사이틀이 열렸다. 연주가 끝난 후에도 팬들은 오랫동안 그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서울시향 수석 바이올리니스트 김덕우는 2010년, 26세의 젊은 나이로 서울시향에 입단하였다. 12세 때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줄리어드에서 학, 석사 과정을 마친 김덕우는 당시 서울시향 예술감독 정명훈에게 발탁되어 제 2바이올린 파트의 2수석을 역임, 서울시향의 연주력 향상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 그는 뛰어난 연주력과 리더쉽 못지 않게 훤칠한 비주얼과 환한 미소를 가진 무대 매너로 이미 서울시향 팬들에게는 ‘아이돌’ 대우를 받던 연주자였다.
브람스와 프랑크의 소나타를 연주한 이번 리사이틀은 김덕우 특유의 에너제틱한 해석이 돋보이는 연주였다. 1부 프로그램이었던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3번은 전통적 스타일을 답습하지 않고 신선한 프레이징과 강렬한 서정성을 가미하여 마치 독창적인 퓨전요리와 같은 매력을 뿜어 내었다. 2악장 아다지오의 뜨거운 감정 표현은 이 작품이 독일의 작곡가 브람스의 것이 아니라 이탈리아 오페라의 한 대목으로 느껴질 만큼 정열적이었다.
2부의 메인을 장식한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는 김덕우 의 스타일과 꼭 맞는 수트 같은 연주였다. 모던하고 시크한 주제를 기민한 역동성으로 소화하여 세련되고 우아하게 다듬어 내었다. 반주를 맡은 피아니스트 조재혁의 고급스러운 피아노 음색도 연주의 격을 한층 높였다. 진하고 다이나믹한 사운드로 스릴이 넘쳤던 피날레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즉시 브라보 함성이 터져 나왔다.
출중한 비주얼 덕분인지 유독 여성 관객의 비중이 높았는데 급기야 커튼콜에서는 아이돌 콘서트에서나 볼 수 있던 ‘대포 카메라’가 등장하기도 하였다. 여섯 번이 넘는 커튼콜을 모두 마친 후에도 김덕우는 로비까지 나와 관객들과 인사를 나누고 같이 ‘셀카’를 찍기도 하였다.
한편 김덕우는 평소 본인이 멘토로 참여하던 사회복지단체 ‘하트하트재단’을 통해 장애 아동 20명을 이 날 리사이틀에 초대하였다. 김덕우는 연주회를 찾아 준 장애 아동 관객들에게도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연주를 어떻게 들었는지 묻기도 하였다.
성공적인 첫 리사이틀을 통해 ‘착한 클래식 아이돌’로 거듭난 김덕우는 다가올 서울시향 정기연주회는 물론, 오는 26일에는 반도네오니스트 고상지, 첼리스트 김소연, 피아니스트 김재원과 함께하는 '탱고 나잇'으로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며, 다음달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 음악회>무대에 서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관객과의 만남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김동호기자 dong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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