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투자 과열과 산업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은 가상화폐 투기와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규제의 칼을 뽑아들겠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발전시키는 방안도 같이 고려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도 “블록체인 등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같이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4일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 방향과 관련, “블록체인을 블록(규제)할 생각은 분명히 없고 육성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관련 대책이 가상화폐의 투기화를 막는 데 집중될 것임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총리는 이날 서울의 한 영화관에서 페이스북 친구 20명과 함께 영화 ‘1987’을 관람한 뒤 인근 호프집에서 블록체인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상화폐)가 하나인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가 블록체인을 규제하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데 그 점에서 혼란스러운 것 같다”고 답했다.
이 총리는 “단지 암호화폐가 이상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고 그 뒤에 올 것이 뭔가 정부도 두렵다”면서 “투기적 접근은 위험할 수 있는데 사회 전체로 보면 개인이 감당할 수 있나, (감당할 수 없게 되면) 그땐 정부 탓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키코(KIKO) 사태를 들어 “개인의 탐욕 때문에 덤볐다가 안 되면 정부 탓을 한다”며 “경고를 받아들였는지 모르겠지만 정부는 경고음을 발신했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지난해 11월 국무회의에서 “청년과 학생들이 빠른 시간에 돈을 벌고자 가상통화에 뛰어든다거나 마약 거래, 다단계 같은 사기 범죄에 이용되는 경우도 있다”며 관계부처에 대책 마련을 지시한 바 있다.
이 총리는 이어 “정부 내에서 ‘질서 있는 퇴장을 시키겠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며 “정확한 분석 없이 마구 덤벼들어 낭패 보는 사태가 없도록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기술에 관해서 이 총리는 “꽤 오래전부터 부처별 온도차이가 있지만 정부 전체로 보면 블록체인은 건드리지 않는다는 쪽으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민병권·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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