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분야의 규제가 완화되면 ‘유전자가위’ 원천기술을 가졌음에도 생명윤리 문제로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연구를 해야 하는 아이러니는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우리나라에서 네거티브 규제의 필요성이 거론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 이명박 정부의 ‘규제 전봇대’도, 박근혜 정부의 ‘손톱 밑 가시’도 그대로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용할 수 있는 차량공유 서비스가 한국에서는 출퇴근 시간 외에 불가능하고 에어비앤비 같은 숙박공유도 불법이다. 미래 산업의 총아로 주목받는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역시 개인정보의 장벽에 가로막혀 있다. 이래서는 우리나라에서 혁신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신산업에 네거티브 규제를 가시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의지를 실천으로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 기술을 기존 규제의 틀에 가둘 수는 없다. 당장 이달 중순 발표되는 규제혁파 방안에 바이오 외에도 드론·자율주행차·인공지능(AI)을 포함한 다른 혁신 분야의 네거티브 규제가 도입돼야 한다. 규제를 기업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하겠다는 인식도 바꿀 필요가 있다.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나 다를 바가 없다. 4차 산업혁명은 우리 경제의 모든 구성원이 힘을 합쳐야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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