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경매시장에서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인 송파구 신천동 장미1차 전용면적 141㎡ 매물에 74명의 응찰자가 몰린 끝에 17억1,782만원에 낙찰됐다. 지난 2010년 이후 법원경매시장에서 낙찰된 서울아파트 매물 중 응찰자 수가 세 번째로 많은 기록으로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높은 수요를 보여준 결과라고 평가된다. 감정가격 10억4,000만원의 10%인 1억400만원을 입찰 보증금으로 내야 하고 정부가 대출 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정부의 잇단 압박에도 불구하고 시중의 풍부한 현금 유동성이 강남 재건축 아파트로 쏠리는 현상을 보여주는 사례로도 분석된다.
22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날 서울 동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전용면적 141㎡의 장미1차 8동 408호가 ㈜아이엠에이퍼블릭에 낙찰됐다. 같은 면적 매물이 최근 17억5,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진 것과 비교하면 시세와 비슷한 수준에 낙찰가격이 정해진 것이다. 지난해 3~5월 실거래 가격은 15억1,000만원이었지만 2억원 이상 뛰었다.
1979년 1월 완공된 장미1차는 인근 장미2·3차와 함께 2016년 6월 재건축조합설립추진위원회를 설립해 재건축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강변 50층 재건축’으로 주목받고 있는 잠실주공5단지와 송파대로를 사이에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잠실주경기장 리모델링, 영동대로 지하공간 개발, 현대자동차그룹 신사옥(GBC) 건축 등 주변에서 진행 중인 개발사업의 수혜가 기대되는 단지로 꼽힌다. 아직 재건축조합 설립 전 단계라 거래는 가능하지만 매물이 거의 나오지 않고 있으며 나오는 대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게 인근 공인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만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없어 재건축 부담금 규모가 향후 시세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2010년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 중 이번 입찰보다 응찰자 수가 많았던 사례는 노원구 월계동 삼호4차(85명), 강서구 가양동 가양6단지(76명)뿐”이라며 “감정가 10억원 이상의 매물에 이 정도 많은 응찰자가 몰린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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