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프로 무대에 뛰어든 정현(58위·한국체대)은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4강 진출 하나만으로 거액의 상금과 빛나는 명예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정현은 ‘4강 신화’로 이제껏 벌어들인 상금의 40%가량을 챙겼다. 호주오픈 4강 진출 상금은 88만호주달러(약 7억5,600만원)다. 이번 대회 전까지 정현이 벌어들인 총상금은 170만9,608달러(약 18억3,200만원)다. 메이저 대회는 이처럼 높은 상금이 걸려 있어 정상급 테니스 선수는 1년에 네 차례 벌어지는 메이저대회에 초점을 맞춘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ATP 투어보다 한 단계 아래인 챌린저 대회를 병행했던 정현은 이제 정상급 선수로 도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현이 4강을 넘어 결승에 진출하면 2014년 US 오픈의 니시코리 게이(24위·일본)에 이어 아시아 선수로는 두 번째로 메이저대회 단식 결승을 벌인다. 동시에 정현은 200만호주달러(약 17억1,800만원)의 상금을 확보한다. 이는 정현의 총상금과 맞먹는다. 파죽지세로 우승까지 차지하면 상금이 400만호주달러(약 34억3,500만원)다.
이와 동시에 호주오픈 준결승 진출로 정현은 대한민국 테니스 역사상 최고의 선수 자리에 올랐다. 앞서 한국 남자테니스에 가장 뚜렷한 발자국을 남긴 건 이형택(42·은퇴)이었다. 이형택은 2003년 1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남자단식에서 한국 테니스 선수로는 최초로 우승한 선수다. 2000년과 2007년에는 US오픈 16강까지 올랐고 2007년 8월 ATP 세계 36위에 이름을 올려 현재까지 한국 선수 최고 순위로 남아 있다. 정현은 이번 호주오픈을 통해 이형택을 완전히 뛰어넘었다. 2주 동안 열리는 메이저대회 기간에는 세계 랭킹에 변화가 없지만 만약 정현이 4강에서 대회를 마감하더라도 정현의 예상 포인트(1,577점)는 현재 기준으로 28위에 해당한다. 이제 정현은 ‘아시아 톱랭커’ 자리를 노린다. 현재 아시아 1위는 니시코리 게이(24위·일본)다. 니시코리는 손목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불참했으며 당분간 투어 대회에서도 점수를 쌓기 힘든 상황이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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