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에는 중국 최대 국영 석유화학 기업 시노펙과 트럭 및 버스용 타이어 유통계약을 맺었다. 이런 계약들이 한국타이어가 승용을 넘어 상용 제품 기술력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임을 인정받은 징표라니 반가운 일이다. 반면 한때 국내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던 금호타이어의 사정은 정반대다. 지난해 7년 만에 겨울용 타이어를 선보였지만 시장의 반응이 신통치 않고 해외 수주도 여의치 않은 모양이다. 그렇잖아도 경영난에 주인까지 잃은 상황인데 걱정스럽다.
이렇게 두 회사의 희비가 엇갈린 원인은 노사관계다. 한국타이어는 무분규 56년으로 대표되는 협력적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이익의 상당 부분을 R&D에 재투자했다. 그 결과가 호실적으로 연결됐다. 금호타이어는 이와 딴판이다. 2011년 이후 거의 매년 파업을 하고 있다. 새해 들어서도 자구안을 거부하며 거리로 나간 상태다. 이렇게 노사갈등이 계속되니 R&D 투자가 제대로 되고 경쟁력이 살아나겠는가.
금호타이어 노조가 심각한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세계 산업사에서 노조의 제 몫 챙기기에 급급했던 회사가 사라지거나 큰 곤경에 처했던 사례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국내 산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아쉽게도 이런 교훈을 잊은 채 대결적 노사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노조가 상당수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국내 타이어 빅2의 운명이 왜 이처럼 갈리고 있는지를 곰곰이 되새겨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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