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진 서울대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팀이 갑상선 수술 중 신경 모니터링 기법을 활용해 성대마비를 초래하는 후두신경 마비를 크게 낮추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2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김 교수팀은 후두신경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갑상선 수술 중 신경 모니터링을 실시해 일시적 되돌이후두신경 마비를 1.8%, 영구적인 되돌이후두신경 마비를 0%로 줄였다. 상후두신경도 수술 3개월 후 기능평가에서 수술 전과 기능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미국 내분비외과 교과서에 따르면 갑상선 절제술 후 환자의 2.5~5%에게서 일시적 되돌이후두신경 마비가, 1~1.5%에게서 영구적 마비가 나타난다.
신경 모니터링은 되돌이후두신경과 상후두신경에 0.5~3㎃의 미세한 전기 자극을 주고 이를 통해 전달되는 신호(근전도)를 측정해 신경의 기능과 성대마비 여부를 확인하는 최신 의료기술이다.
후두신경은 목소리를 만들어내는 신체기관인 성대의 움직임을 담당한다. 상후두신경은 굵기가 1㎜ 이하로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워 수술 중 손상 빈도가 5~24%에 이른다. 손상되면 고음 발성 장애, 목의 피로가 쉽게 찾아온다. 특히 연예인·성악가·교사 등 목소리를 많이 쓰는 사람들에게 치명적이다.
되돌이후두신경이 마비되면 성대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 쉰 목소리가 나온다. 손상이 심한 경우 좌우 성대 모두 운동이 어려워 호흡곤란 등의 응급상황을 겪기도 한다.
김 교수는 “신경 모니터링은 관련 지식과 장비가 필요하고 신의료기술 인정, 건강보험 적용 문제로 중단된 적도 있다”며 “지금은 후두신경의 손상 위험이 높은 갑상선암 재발, 림프절 전이, 부갑상선 수술 환자 등에 한해 건강보험(수술 환자의 약 50%)이 적용돼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수술 후 삶의 질에서 목소리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수술 중 신경 모니터링을 하면 갑상선을 깨끗이 절제하면서도 후두신경을 완벽히 보존할 수 있는 만큼 의료 현장에서 보다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2015년 ‘갑상선 수술 중 상후두신경 모니터링의 우수성’이라는 주제의 연구로 국제 종양성형내분비외과학회에서 최우수논문상을 받았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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