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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4 제재 흔든 만경봉92호, 이번엔 기름·음식 지원 논란

통일부 "아시안게임 준해 편의 제공"

발전위한 유류제공땐 안보리 보고해야

미국산 식자재 포함땐 美제재 위반

정부가 북한 만경봉92호의 6일 묵호항 입항을 5·24조치의 예외로 삼기로 했지만 입항 이후에도 제재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가 남북 합의에 따라 북한 예술단에 편의를 제공하기로 하면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등 전례에 준해 만경봉92호에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품목으로 음식·기름·전기 등의 예시를 들었다. 정부는 지난 2002년 아시안게임 당시 북한 응원단이 같은 배를 타고 왔을 때 식자재·식수·전기·유류 공급 등의 편의를 제공한 바 있다.

다만 통일부는 기자단에 메시지를 보내 “(음식 등 구체적인 품목은) 편의 제공과 관련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언급한 사안”이라면서 “현재 북측이 요청한 사실도 없고 편의제공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만경봉92호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유류를 제공할 경우 대북제재 논란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묵호항에는 선박에 전기를 직접 공급할 수 있는 시설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우리가 만경봉92호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유류를 제공해 배의 발전기를 가동해야 한다. 그러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2397호는 휘발유·경유 등 정유제품의 대북 공급량을 연 50만배럴로 제한하고 있어 정부는 유류 제공 사실을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우리 정부가 만경봉92호에 제공하는 식자재에 미국산이 포함될 경우에는 미국 독자제재를 위반할 소지가 있다. 미국은 지난해 9월 미국산 재화 및 서비스 등의 대북 이전을 제한하는 독자제재를 채택했다. 통일부는 “제재 위반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국 등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의해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통일부는 김일국 체육상을 비롯한 북한 민족올림픽위원회(NOC) 관계자와 응원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 등 280명이 7일 오전 경의선 육로를 통해 방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북측 선수들의 경기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경기뿐만 아니라 남측 선수들의 일부 경기에서도 응원전을 펼칠 것으로 전해졌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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