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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염려증이 낳은 비극…두 아이 살해한 엄마 12년 실형

/연합뉴스




두 아이를 살해한 친모에게 법원이 징역 12년형을 선고했다. 피해자들을 질식해 죽게 한 혐의가 인정됐다.

서울서부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김양섭)는 살인죄로 기소된 주부 이모(44)씨에게 징역 12년 실형을 선고한다고 19일 밝혔다. 이씨는 작년 9월 13일 서대문구 아파트에서 하교한 딸(11)과 아들(7)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차례로 목 졸라 살해했다. 이씨는 사건 직후 “자살하면 아이들이 혼자 남겨질 것이 두려운 나머지 동반자살 하고자 했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이씨는 작년 7월부터 건강에 대한 염려와 강박이 심해지면서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자살을 결심했고 사건 발생 이틀 전 불안장애와 우울증으로 처방받은 약을 실제 범행에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이씨의 증상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약물치료나 보호조치는 없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건강염려증’ 진단을 받은 사람은 2016년 한해에만 3,800명이 넘는다.



피고인은 아이들을 살해한 후 자살을 시도했으나 상처가 깊지 않았다. 또한 술과 항우울제를 심신미약에 이를 정도로 복용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남은 생 대부분을 자녀들을 살해한 비정한 어머니로서의 죄책감을 안고 가슴을 치며 살아갈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한다”면서도 “지극히 이기적인 생각으로 피해자들의 생명을 앗아간 점을 고려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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